이불 덮고 나왔다...체감 '영하 56도' 덮친 미국 상황

by홍수현 기자
2024.01.15 22:36:04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일부 지역이 체감온도가 영하 56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되는 등 미국 대부분 지역에 ‘북극한파’가 덮쳐 비상이 걸렸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한 시민이 강추위에 담요를 몸에 두르고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캐나다 대초원에서 쏟아져 내려온 북극 고기압이 미 서북부에서 중동부까지 한파를 몰고 와 며칠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 전역의 약 9500만 명이 이날 자정 기준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북부 몬태나주와 노스다코타주, 사우스다코타주는 강한 바람 영향으로 체감 온도가 영하 56도까지 떨어졌다.

난방 수요가 치솟으면서 정전 사태도 늘어나고 있다. 정전 현황을 집계하는 파워아웃티지닷컴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약 28만 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가 끊겼다. 이에 텍사스주는 오는 17일까지 전력 사용을 줄여달라는 경계령까지 내렸다.



한파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서부 오리건주에선 추위로 3명이 숨졌다. 현지에선 한겨울에도 비가 내리는 오리건주에 한파가 몰아친 게 이례적이어서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 하이마크 스타디움에서 제설작업 중인 한 근로자의 얼굴에 얼음이 맺혀 있다.(사진=AP 뉴시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서 겨울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한 사람이 텅 빈 길을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후보 선출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15일 아이오와주 수은주가 영하 29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예보되면서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후보들은 야외 유세를 취소하고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온라인·전화 유세로 전환했다.

오리건주에서는 강풍과 폭설로 인해 나무와 전선이 쓰러져 16만2000채 이상 주택과 사업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인근 포틀랜드에서는 전날 캠핑카 안에서 불을 피우며 추위를 녹이던 중 밖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차를 덮쳐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탈출했지만 1명은 차 안에 갇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