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된 새끼 고양이 '홍시'는 왜 죽어야만 됐나

by김화빈 기자
2022.06.23 17:47:23

고양이 살해범, '포항시' 사칭한 '먹이 금지 경고문' 붙이고 달아나
하교하던 초등학생이 112에 신고 ... 동물단체 고발장 접수키로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포항 폐양식장에서 벌어진 고양이 학살 충격이 가시기도 전 포항시 급식소에서 4개월령 아기 고양이가 노끈에 매달린 채 살해됐다.

캣맘이 관리해온 급식소에서 살해당한 새끼 고양이 홍시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지난 21일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장시간 공중에 매달려 방치된 고양이 사체를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새끼 고양이가 죽임을 당한 곳은 초등학교 인근이었다.

범인은 잘 정비된 급식소를 발로 차 엎어놓은 뒤 포항시를 사칭한 ‘야생동물 먹이투기는 범죄’라는 공고문을 붙이고 달아났다.

사건을 추적하던 캣맘은 직접 사건 인근 차량 블랙박스를 입수해 고양이 살해 후 유유히 달아나는 용의자의 모습을 포착했다.



출동한 경찰은 과학수사팀과 함께 현장 증거물과 사체를 확보했으며, 현장에 붙은 ‘포항시 사칭 먹이금지 공고문’을 수거해 지문 감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살해 당한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홍시’였다. 평소 해당 급식소를 가끔 찾아 허기를 달래곤 했다.

사건을 접수한 동물권행동 ‘카라’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은 112 신고로 인지 수사가 들어간 상태이지만 단순히 범인을 검거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포항에 직접 찾아가 범죄 현장을 확인하고 아기 고양이 ‘홍시’ 살해 사건에 대해 정식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길고양이 먹이 주기는 불법 행위가 아니지만, 생명을 살해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초등학생들까지 현장을 목격하게 된 본 사건이 엄벌에 처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잔혹한 동물 범죄 재발을 막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