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제창했다 합창했다…'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왜?[궁즉답]
by이윤정 기자
2022.05.18 16:18:02
민주화운동 상징…5·18 기념식 '제창' 관행
보수 '운동권 노래' 거부감에 '합창' 논란
문재인 정부 '합창→제창'으로 되돌려
윤석열, 보수정권 첫 '제창'…논란 종지부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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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A: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할 것인지, 제창할 것인지 여부는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돼 왔습니다. 보통 기념식에서 합창은 합창단이 부르는 것을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형식이고, 제창은 참석자들이 모두 같이 부르는 형식을 말하는데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1997년부터 정부 주관 공식 행사로 치러져왔고, 이 행사의 마지막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끝내는 관행은 2003년부터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만 해도 문제없이 불리던 노래가, 이명박 정부 들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논란이 본격화한 건 이명박 정부 취임 이듬해인 2009년부터입니다. 당시 5·18기념식에서 본행사가 아닌 사전행사 때 ‘합창’으로 부르게 하며 논란이 일었죠. 정부 기념식에서 ‘운동권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보수진영이 거부감을 나타내자 정부 행사에서 사실상 퇴출시킨 겁니다. 작사가인 황석영 소설가와 원시를 지은 故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친북 논란이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김일성 찬양곡’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노래를 부르지 않은 채 태극기만 가끔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18 기념식에서 이를 다시 제창으로 되돌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습니다. 2008년 이후 9년 만이었습니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어진 논란을 마무리했습니다. 보수 정부에서 ‘임을 위한 노래’를 제창한 것은 처음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기완 소장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 소설가가 개사하고,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 현 세종시문화재단 대표가 1982년 작곡을 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중 숨진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씨와 노동운동가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입니다.
노래가 만들어진 80년대에는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불법 테이프’ 를 통해 퍼졌지만, 1991년 발매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3집 음반에서 처음으로 정식 녹음됐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