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좋은농협위원장 “농협 직선제 전환, 부가의결권 도입 아쉬워”

by이명철 기자
2021.03.30 16:12:52

“협동조합 정신 ‘1조합 1투표권’, 시행령 개정시 논의”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앞으로 농협중앙회장을 뽑을 때 1100여명의 조합장들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를 실시한다.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농특위)는 농협회장 직선제 전환이 농협 개혁의 첫 발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동조합의 정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부가의결권 등에 대해서는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지속 의견을 개진해나갈 계획이다.

강기갑(왼쪽에서 두번째)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 좋은농협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농특위 회의실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특위)
강기갑 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서울 광화문 농특위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농협이 농민의 협동조합이 되도록 하기 위해 농협회장 직선제 입법화 등을 추진했다”며 “앞으로 농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더 많은 농어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17~18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2019년 8월부터 좋은농협위원장을 맡았다. 농협회장 직선제 전환은 농협 지속가능 미래 발전과 조직구조 개혁을 위한 과제의 일환으로 농특위의 1호 의결 의안이기도 했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본회의에서는 농협회장을 모든 조합장이 직접 뽑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지금까지는 293명 대의원 조합장간 투표로 회장을 뽑았지만 전국 1118개 조합장이 모두 참여하게 됐다.

강 위원장은 “협동조합의 평등성에 비춰볼 때 몇몇 큰 조합장들인 대의원 위주로 농협회장을 뽑는 것은 폐해나 후유증이 많다”며 “큰 조합은 더 작은 조합을 도와야 하는데 (간선제 방식 때문에) 거꾸로 편중되기 때문에 전체 조합장들이 조합을 대표할 농협회장을 뽑는 게 지극히 지주적이고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합별로 규모에 따라 최대 2표를 주는 부가의결권을 포함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농특위는 협동조합 정신에 따라 ‘1조합 1투표권’을 주장한 반면 농협법 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부가의결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 위원장은 “(조합원이) 많다고 해서 주식시장처럼 투표권을 더 부여하는 것은 협동조합 정신과 배치된다고 해서 농식품부와 평생선을 달렸지만 국회에서 (부가의결권을 넣은 안이) 통과됐다”며 “(부가의결권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시행령서 다룰 때 반영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부가의결권을 이미 법으로 규정한 만큼 철회는 불가능하지만 구체적 기준은 조율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농협위에 참여한 이호중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정책센터 소장은 “조합원 3000명 이상에게 (투표권) 2표를 주는 것으로 합의해 (전체 조합 중) 140여개 조합에 2표가 간다”며 “조합장이 2표를 행사하는 게 아니고 조합 대표를 뽑는 등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조합장이 아닌 200만여명의 전체 조합원들이 농협회장을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이다. 선거 제도 개편과 함께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논의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농특위 관계자는 “좋은농협위원, 정명회(농협 조합장 단체), 농민단체 등 각 분야 인사들의 정례 모임을 통해 농협 제도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계부처·농협과 실무협의를 통해 이행계획을 수립·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