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술핵 운용 훈련까지…전술핵·전략핵이 뭔가요[궁즉답]
by김관용 기자
2022.10.12 17:07:47
핵무기 종류,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으로 구분
타격 범위와 폭발력에 따라 전술핵·전략핵 평가
전술핵이라도 히로시마 원자폭탄 보다 파괴력↑
국내 일각 철수했던 美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북한의 도발이 연일 계속되며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전술핵이 뭔가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핵무기는 종류에 따라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중성자탄으로 구분합니다. 핵분열이나 핵융합 원리에 따른 구분으로 우선 원자폭탄은 핵분열을 이용하는 방식이고,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을 응용해 부분적 핵융합을 유발하는 무기입니다.
특히 수소폭탄은 원자폭탄 보다 위력이 수십배에서 수백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원자폭탄은 핵분열로 폭발하지만 수소폭탄은 핵융합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수소폭탄은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쓰는 일반 원자폭탄을 일종의 기폭장치로 삼아 엄청난 고온·고압을 발생시킵니다. 이를 이용해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의 연쇄 핵융합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폭발력을 얻습니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6년 3월 공개한 장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앞에서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수소폭탄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증폭핵분열탄은 핵융합 반응으로 핵분열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순수한 핵분열탄(원자폭탄)보다 효율이 훨씬 높으면서도 부피나 무게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지난 4·5차 핵실험은 증폭핵분열탄을 실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약간의 핵융합 기술을 가미한 증폭핵분열탄이 수소폭탄의 전 단계 기술인데, 북한은 지난 4차 핵실험에서 이를 수소폭탄의 대범주에 포함시켜 1단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이후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외에도 중성자탄이라는게 있는데, 중성자 방사를 통해 인명 살상 기능을 특화시킨 무기를 의미합니다. 폭발 위력과 잔류방사선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0분의 1 이하의 수준으로 작지만 폭발 순간에 발생하는 방사선, 즉 인체에 대한 즉효성이 큰 중성자선을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에서 원자폭탄이나 수속폭탄 모두 전술핵무기 또는 전략핵무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전술과 전략의 차이는 파괴력과 전투 범위의 차이를 구분하는 용어입니다.
우선 전략핵무기는 상대방의 핵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큰 핵무기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실려 운반됩니다.
반면 전술핵무기는 국지적인 전투에서의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국가의 명운까지가 걸린 것은 아니지만 주요한 전투나 전쟁국면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무기로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폭격기나 야포로 투발할 수 있는 핵폭탄부터 핵가방이나 핵지뢰 같은 소형 핵무기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북한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는 전략핵무기, 남한이나 주일미군을 겨냥한 핵무기는 전술핵무기입니다.
하지만 전술핵무기가 위력이 전략핵무기보다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전술적이라는 뜻이지 위력과 파급력은 상당합니다. 전술핵무기는 통상 20킬로톤(kt) 이하의 핵무기를 지칭하는데, 1킬로톤이 TNT 1000톤 폭발력을 갖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파괴력입니다.
|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미군 폭격기 B-29 ‘에놀라 게이’ 외벽에 새겨진 문구. ‘첫 핵폭탄-히로시마-1945년 8월6일’이라고 적혀 있다. (출처=미 노틸러스연구소 홈페이지) |
|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위력은 15킬로톤이었습니다. 당시 폭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6㎞ 이내 모든 것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총면적 11㎢가 피해를 입거나 화재 피해를 입었습니다. 초기 폭발로 사망한 사람만 7만 명에 달합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최근 보름 동안 진행한 군사훈련 내용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하면서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 내용도 언급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항구와 공항이 타격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 공격이 현실화 되고 있어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문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1958년부터 전술핵을 주한미군에 배치하기 시작해 그 수량이 한때 950여 기에 달했습니다. 1991년 9월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년 뒤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한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