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발전시장 공략… 美시장서 ‘빛’ 본 태양광 업계

by김정유 기자
2019.08.20 16:38:35

한화큐셀이 미국에 설치한 주택용 태양광 모듈. (사진=한화큐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태양광 소재 업체들이 미국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주택용 등 소형 태양광 발전 수요가 늘면서 고효율 제품으로 경쟁에 나선 국내 업체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글로벌 에너지컨설팅기관 우드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올 1분기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27.0%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5.4%p 상승한 수치다. 2위인 미국 태양광 업체 썬파워(10.7%)보다 무려 17.7%p 차이가 난다. 2위권 이하부터는 점유율이 대부분 10% 안팎인 만큼 한화큐셀의 선전은 눈에 띈다. 한화큐셀의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2.1%, 2018년 14.5%에 머물다가 올 들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일조시간이 긴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10.3GW에서 올해 13.1GW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용 태양광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1.9GW에서 올해 2.3GW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용 태양광 시장은 5분기 연속 증가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현지에 설치된 태양광 시스템 수도 3만1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국에선 과거 대형 발전소 중심의 태양광 시장이 주택용 등 소형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자연스럽게 적은 면적에 설치하면서도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고효율 셀(태양전지)·모듈 수요가 늘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내년부터 신축주택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결정도 이 같은 긍정적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미국에서 전면에 내세운 고효율 모듈제품은 ‘큐피크 듀오’다.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셀 효율을 높이는 ‘퍼크’(PERC) 기술에 한화큐셀의 여러 기술력을 접목해 효율을 높였다. 이 제품은 일반 모듈대비 10% 이상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 더불어 한화큐셀을 포함한 한화그룹내 태양광 계열사들 역시 국내외 셀·모듈 생산설비를 전환해 연내를 목표로 고효율 단결정 제품 비중을 100%로 끌어올리고 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고효율 제품을 선호하는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은 한화큐셀이 가진 브랜드 파워를 보여준 것”이라며 “한화큐셀의 독보적 기술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미국 프리미엄 태양광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 셀·모듈업체 신성이엔지도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고효율 제품 판매로 힘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256% 늘었다. 특히 그간 적자를 이어오던 태양광 사업부문은 올 2분기 호조를 보이면서 3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실제 신성이엔지는 올 상반기 미국 썬파워에 내년까지 셀 322MW를 공급하는 수출 계약을 따냈다. 이는 10만 가구 이상에 전기를 보급할 수 있는 대규모 물량이다. 앞서 신성이엔지는 미국과 캐나다에 공장을 보유한 실팹솔라에도 240MW 규모 셀 공급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1년간 이 회사가 수주한 미주지역 태양광 제품 규모는 563MW나 된다. 역시 미주지역 주택용 태양광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확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중국 등 외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현지의 대형 태양광 수요는 줄었지만, 주택용은 오히려 투자세액공제제도(ITC) 혜택을 받아 관세 영향을 덜 받게 돼 수요가 늘은 것”이라며 “중국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고효율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소규모 고효율 중심 태양광 시장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