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만원으로 시작…‘이것’으로 183억 모은 남성, 비결은?
by권혜미 기자
2024.09.30 19:57:37
‘日워렌 버핏’ 시게루 후지모토씨,
6500만원 자본으로 주식 단타
183억 자산 축적…투자서도 저술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일본에서 69년 간 주식 투자로 20억엔(약 183억원)의 자산을 모은 노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시게루 후지모토씨(88)를 집중 조명했다.
후지모토 씨는 69년 전인 19세 때 자신이 일하던 반려동물 가게에 자주 들르던 증권사 간부와 얘기를 나누면서 주식 투자를 시작됐다. 그가 처음 산 주식은 전자업체 샤프와 정유회사 에네오스 홀딩스였으나 처음부터 전업투자가로 나선 것은 아니다.
잉꼬새 애호가였던 후지모토 씨는 자신의 반려동물 가게를 먼저 연 뒤 이어 일본식 마작 가게를 운영했다. 이후 1986년 마작 가게를 매각한 자금 6500만원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2015년부터 데이트레이딩(단타매매)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새벽 2시에 일어나 미 CNBC 방송을 시청하는 등 미국 시장을 확인하면서 주식투자를 준비한다고 한다.
후지모토 씨가 주식 투자로 상당한 자산을 모은 것이 알려지면서 개인투자가 추종자들이 생겨났으며 자신의 투자전략에 관한 유명한 투자서를 저술하기도 했다.
후지모토 씨가 지난해 10월 일본 자산관리회사 스토리지-OH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것이 알려지자 주가가 17%나 급등한 적도 있다.
다만 그의 투자전략은 장기간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버핏과는 다르다. 그는 지난 10년간 데이 트레이딩에 집중해 왔으며, 일본증권거래인협회(JSDA)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그처럼 주식 보유기간이 한 달 이내인 경우는 전체 투자자의 3%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자동차, 신용카드조차 없는 후지모토 씨는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수익이 나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투자가 인생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늙지 않게 해준다”고 했다.
다만 후지모토 씨는 버핏과 비교되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버핏과의 공통점은 나이와 주식에 대한 사랑 뿐”이라며 “젊은 투자자들에게는 위험한 데이트레이딩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