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은 것 없어"…이재명 8분 읍소에 `부결`로 하나된 野(종합)

by이상원 기자
2023.02.21 17:39:12

이재명 "내 계좌 물론 주변 털어도 없어"
부결 당론 채택 않기로…`부결` 점쳐
비명계도 일단 `부결`…내홍은 추후 문제
비공개 회동한 설훈 "이 대표 지켜야 총선 이겨"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법무부가 국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한 21일,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에 총력을 쏟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여성위원회 발대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이 대표는 직접 검찰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부당함을 거듭 강조하며 윤석열 검찰을 규탄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 채택하지 않기로 했지만 검찰의 행보를 야당 탄압이라고 규정하며 ‘부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약 ‘8분’ 간 의원들을 향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대장동과 관련해 영장 내용을 보니까 결국 돈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본인 계좌 추적은 물론 주변 털어도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박성준 당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개발이익을 환수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배임죄 적용한다고 하면 아예 환수를 안 한 부산 엘시티와 양평 공흥지구는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며 “검찰이 주장하는 70%의 이익환수는 황당하기가 그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의원님들도 많이 힘들고 피곤할 수 있을 텐데 이것은 대선 패배의 업보다. 당 대표로서 의원님들에게 마음의 빚을 갖고 있다”며 ‘부결’을 에둘러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읍소에 ‘부결’ 쪽으로 무게를 싣기로 결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은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의원들의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따라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처리와 관련된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가 자율적이고 당당하게 투표에 임해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무도한 야당탄압을 함께 막아내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비명(非이재명)계 의원들도 이에 화답했다. 이날 이 대표의 신상발언 후 자유토론에 나선 설훈 의원도 “부결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설 의원은 의원총회가 열리기 앞서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설 의원은 일단 우리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하나가 돼 이 대표를 지켜야 총선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의 일은 나중 일”이라며 내부 분열에 대한 일은 체포동의안 부결 후 이뤄져야 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정성호·이학영·전재수 의원 등이 자유토론에 나섰다. 특히 최근 정진상 전 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장의 접견 논란이 일었던 정성호 의원도 재차 서울중앙지검의 고의적인 자료 유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CJ그룹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의혹을 받는 이학영 의원도 경위를 설명한 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누구나 윤석열 검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부결’로 뜻을 모았다”며 “설 의원의 말마따나 부결 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추후 논의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앞선 합의에 따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24일 보고, 27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요청서가 접수됐다. 이 대표가 이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