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천호엔케어 인수 추진..건기식 사업 고삐 죈다

by백주아 기자
2022.09.06 18:46:26

신동원 회장 진두 지휘
라면 시장 치중된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농심(004370)이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천호엔케어 인수에 나선다. 라면에만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신동원 농심 회장. (사진=농심)
6일 농심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농심은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 거래 대상은 사모펀드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천호엔케어 지분 76.8%다. 예상 매각가는 600억~7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신동원 회장이 직접 진두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이번 인수를 성공하면 지난 1965년 창립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가 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건기식·대체육 등 신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천호엔케어는 1984년 부산에서 천호물산으로 설립돼 1990년 천호식품으로, 2018년 천호엔케어로 사명을 교체했다. 경남 양산에 공장을 뒀다. 이 회사는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광고로 유명하다.

특히 농심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는 것은 라면에 치중된 사업 구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 1조4925억원에서 라면 제품(1조177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9%로 집계됐다. 내수 라면 판매 부문에서는 1조9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라면 전체 매출액의 93%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은 수익구조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외부 변수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상반기 농심 누적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45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영업익은 3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농심이 국내 영업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농심은 지난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를 시작으로 건기식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2015년 건기식 진출을 한 바 있지만 당시 백수오 사태로 건기식 시장이 축소되면서 철수했다. 재도전 이후 콜라겐 제품군 3종을 출시했고 최근 건기식 라인업을 강화하고 유산균 제품 2종을 출시했다. 향후 수면과 기억력 개선은 물론 대사체계에 도움을 주는 제품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누적 매출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대체육 사업도 확장 중이다. 지난해 1월 식물성 대체유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인 후 지난 5월 비건(채식주의)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열었다.

농심 관계자는 “천호엔케어 예비입찰 후보에 포함된 거는 맞지만 후보업체가 복수인 상황인만큼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