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취업 논란에 수출 악재까지..주형환 청문회 '험로'

by최훈길 기자
2016.01.05 23:33:21

6일 청문회서 야당과 병역회피 공방 예상돼
자녀특채 여부도 논란..외환은행 매각 관여, 강의료 문제도
수출 활성화 등 정책 능력도 검증대 올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주형환(54)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병역·취업 관련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뒷걸음질치는 수출을 되살리는 대책을 비롯한 정책 능력도 검증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6일 오전 주형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후보자 자질, 정책 능력 등을 검증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지명된 이후 현재까지 주 후보자와 관련해 △병역 △자녀 취업 △외환은행 매각 △외부강의료 △수출·에너지 분야 정책 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병역 관련해서는 회피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에 따르면 주 후보자는 정규 공무원인 행정사무관으로 임용된 지 4개월만인 1985년 8월 휴직했다. 이어 그는 1991년까지 약 6년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유학했다. 당시 주 후보자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주 후보자가 준위 임관과 동시에 전역을 했던 것도 입방아에 올랐다. 병적증명서에 따르면 그는 1989년 5월13일 입대해 같은 날 전역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역 당시 계급은 준사관급인 준위였다. 청문회를 맡고 있는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병역법상 석사 학위 취득자는 훈련을 거쳐 임관과 동시에 전역하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병역법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한 법규에 따라 병역을 마쳤기 때문에 군 면제를 위해 유학휴직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 후보자 자녀가 부친과 관련이 있는 연구소에 취업해 ‘특혜 취업’ 의혹도 일고 있다. 주 후보자는 2012년 1월까지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기획단장을 역임한 이후 기획재정부 차관보로 승진했다. 6개월 뒤에 주 후보자의 자녀(당시 22세)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에서 프로젝트 어시스턴트로 취업했다. 정부 예산을 받는 이 연구소는 녹색성장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설립된 곳이다.

홈페이지 등에는 채용 공고가 없어 주 후보자 자녀가 어떤 경위로 지원했는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소는 채용 서류 등의 근거자료를 국회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후보자 자녀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채용절차에 따라 실력을 평가 받은 것”이라며 “공채 서류가 없는 것은 서류관리를 하지 못한 해당 기관(연구소)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매각’ 논란도 청문회에서 거론될 전망이다. 주 후보자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에 관여한 ‘10인 비밀회의’에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환은행 매각 논란은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청문회에서 밝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 후보자가 규정을 어겨 외부 강의료를 받았는지 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재부 제1차관으로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총 28회의 외부 강의와 강연을 진행해 1414만 원(원고료 170만 원 포함)을 강의료로 받았다. 이 중 권익위원회가 마련한 외부강의료 상한선(차관 30만원)을 넘는 강의·강연은 22회였다. 그러나 산업부 관계자는 “원고료를 제외하고 1시간에 30만원, 2시간에 50만원으로 지급하도록 한 기재부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덕성 논란이 해소되면 본격적인 정책 검증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내외 악재 속에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수출정책을 얼마나 내놓을 수 있을지를 묻는 질의가 예상된다. 에너지 정책 전반을 처음 맡게 되는 주 후보자가 원전 건설, 전기요금 개편, 에너지 신산업 육성 등 주요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과제다.

주 후보자는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에 자신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장관이 된다면 무엇보다 이런 대내외 (악재) 여건에 대응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출부진을 타개하는 노력을 백방으로 경주할 것”이라며 “내수회복 위주의 우리 경제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 장관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총 5억5211만원이다. 모친은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본인 명의로는 서울 강남구 개포로 아파트(3억8800만원), 채권(5000만원), 예금(3418만원)과 2009년식 SM5 승용차 1대(696만원)를 신고했다.

서울 출신인 주 후보자는 1984년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임용돼 재무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대통령 정책실장실, 미주 미주개발은행(IDB), 미래기획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을 거쳤다. 박근혜정부 출범 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발탁됐다가 지난해 7월 기재부로 돌아와 1차관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