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비중` 5월 재개 이후 최고 수준 증가…외국인이 주도
by양희동 기자
2021.08.24 23:50:00
코스피 6월30일 0.45%→8월23일 1.63%…3.6배 급증
이 기간 외국인 공매도 비중 74%→84%로 10%p↑
“외국인에 유리한 공매도 제도 개선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달 초까지 33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가 이달 들어 3100선이 무너지는 등 2주 가량 하락세가 지속되며, 공매도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코스피의 공매도 비중은 상반기 말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했고 코스닥도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급증세를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으로 공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기고 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비중이 오히려 감소해 외국인에 유리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일(23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각각 1.63%, 0.51%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6월 30일(0.45%, 0.22%)과 비교하면 각각 262.2%, 131.8%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코스피는 지수가 전일 대비 0.97%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공매도 비중이 공매도 부분재개 첫날인 지난 5월 3일(1.9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코스피200 종목의 공매도 비중도 5.43%로 올 하반기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거래금액 기준에선 공매도 비중이 더 늘어나 코스피는 13조 4250억원 중 5211억원으로 3.88%, 코스닥은 10조 2966억원 중 1219억원으로 1.50%에 달한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급증세를 주도한 투자 주체는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의 23일 기준 공매도 비중은 84.0%로 공매도 금지 이전인 2019년 평균치(62.8%)와 비교해 21.2%포인트 증가했고, 주가가 상승세를 타던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6월 30일(74.1%)와 비교해도 9.9%포인트 늘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14.2%, 1.8%에 그쳤다. 특히 기관은 2019년까지 공매도 비중이 36.1%였지만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6월 30일(24.5%)과 비교해도 10.3%포인트나 감소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금융당국은 시장전문가들을 인용해 외국인 공매도 증가가 주식시장에서 매수(long)와 매도(short)를 동시에 활용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롱숏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공매도 금지 등 시장조정자 기능 축소가 기관의 공매도 포지션 축소로 이어진 결과라고 지적한다. 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며 금융당국이 도입한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도 정작 주가 하락 국면에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부분 재개와 함께 시장조성자 기능 축소 등의 각종 규제가 결과적으로 국내 기관 투자자에게 집중된 측면이 있어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추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선 공매도 부분재개와 함께 도입한 제도 개선안들을 유지하겠지만, 향후 시장 상황 변화 등에 맞춰 추가적인 개선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