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HEV 수출 앞둔 르노삼성‥노사갈등·직고용까지 이중고

by송승현 기자
2021.05.25 16:32:51

내달 XM3 HEV 수출 예정‥친환경차 인기 유럽 공략
닛산 로그 모델 생산 종료 이후 판매 모멘텀 기대
임단협 둘러싸고 노사갈등‥`비정규직 직고용` 소송전
"XM3 HEV는 기회‥노사 서로 협력하는 모습 보여야"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모습. 르노삼성차 노조가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회사는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달 유럽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HEV) 모델 수출을 앞둔 가운데 연이은 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내달 전략형 차종 XM3 HEV의 본격적인 해외 판매에 나선다. 르노삼성차는 내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XM3를 통한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르노삼성차는 올해 1~4월 내수 판매 1만8595대에 그치며, 코로나19 확산 본격화로 내수 절벽으로 치달았던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올 초부터 인기가 증가하는 XM3 호조로 1만2817대로 22.4% 올랐다.

특히 XM3 HEV 모델은 르노삼성차에서 분위기를 바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차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유럽 전기동력차(HEV, EV, PHEV) 판매는 올해 1~4월 104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3.3%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XM3 유럽 수출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HEV가 출시될 경우 판매세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북미 수출용 모델 닛산 로그의 생산 중단 이후 반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르노삼성차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한 데다가 비정규직 직접 고용 문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지난 4일 부분파업을 벌이자, 근무할 의지가 있는 직원들만 사업장(부산공장)으로 들여보내는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노사는 21일간 양보 없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12일 고용노동부가 부산공장에서 일하는 9개 사내협력업체 소속 189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에 반발해 소송을 검토 중에 있다. 르노삼성차는 법적 자문을 통해 적법한 도급 업무를 수행했다며, 고용부와의 간극이 있는 만큼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용부가 불법파견 혐의로 르노삼성차에 대해 수사 의뢰까지 할 방침이다. 최악의 경우 르노삼성차 사장의 출국금지로 인해 본사와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이미 한국지엠은 카허 카젬 사장이 불법파견 혐의로 출국금지돼 본사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차에서 XM3 HEV 모델을 내놓는 것은 기회”라며 “노사가 협력하지 않으면 이 기회마저도 놓칠 수 있다는 걸 서로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