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실수요자 LTV 완화’ 재확인…“인천·경기 집값 영향”

by김미영 기자
2021.05.03 18:06:24

송영길 與 신임 대표 “LTV 핀셋 규제완화”
금융당국, 10%p 추가 우대혜택 검토
‘집값 6억→9억’ 요건완화해도, 서울 언감생심
“GTX 등 교통호재 있는 인천·경기 영향 전망”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생애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 청년 등 실수요자에겐 LTV를 완화해서 집을 사는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 핀셋으로 규제를 완화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공급이 돼도 현금이 없는 이상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당선되면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숨통이 틔일지 관심이다. 송 신임 대표가 후보 시절 내놓았던 공약인 무주택자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 뜻을 재확인해서다. 금융위원회에선 조만간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10%포인트 우대혜택을 더 늘리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당정이 어느 수준으로 규제를 풀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서울 일대 아파트
송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 한해 “LTV·DTI를 90%까지 풀자”는 주장을 펴왔다.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대출 규제에 막힌 신혼부부, 청년 등은 빚을 내어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여건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다만 송 대표는 당선 후엔 ‘90%’라는 표현은 뺀 채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90%는 현재의 규제 수준과 차이가 현격해, 현실가능성이 작다는 비판이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온 바 있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무주택자가 집을 살 때 ‘일정 요건’을 갖추면 LTV·DTI를 40%에서 10%포인트 완화해 50%까지 인정해준다.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이면서 부부합산 연 소득이 8000만원 이하(생애최초 구입자 9000만원 이하)인 경우다.

금융위 등 금융당국은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키 위해 이달 LTV·DTI를 10%포인트씩 추가로 완화하고 소득 요건과 주택가격 요건을 낮춰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대표라 해도 90%까지 완화해준다는 건 허황된 얘기”라며 “현재보다 10%포인트 완화해 60%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주택가격 요건은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부부합산 연 소득 요건은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억원을 넘어섰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다.

다만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에서 “LTV 완화 여부는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계대출의 추이, 규제 완화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위한 규제완화가 이뤄져도 서울 집값보단 서울 외 수도권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들어서고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서 9억원 이하로 요건을 완화해도 부동산 시장을 흔들만큼 사들일 만한 아파트도 많이 없다”고 짚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살 만한 사람들은 집을 샀기 때문에 수요가 급증하진 않을 것”이라며 “GTX 신설 같은 교통 호재가 있는 서울 외 수도권 지역들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