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영등포역서 "김영주·박용찬과 철도지하화 첫 삽 뜨겠다"
by이윤화 기자
2024.03.12 17:39:47
한동훈 與비상대책위원장 영등포역·타임스퀘어 방문
"이곳에서 욕만 한바탕 쏟아내고 간 李, 지역 도움 안돼"
김영주 "영등포뿐 아니라 서남권 시민 전체 위한 공약"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서울 영등포역과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찾아 “영등포역이 지하화된 장면을 상상해보라. 이곳을 가장 잘 아는 김영주, 박용찬 의원과 함께 이곳에서 철도지하화 사업의 첫 삽을 뜰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1월 31일 수도권 험지인 경기 수원을 방문해 국민택배 방식으로 발표한 ‘철도지하화 공약’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영등포역 역사 옥상에 올라 “지상철과 영등포역이 지하화되면 서울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고 그 자리에 공원, 주택,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뒤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해 영등포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 받은 김영주 의원(4선, 영등포갑)과 영등포을 후보로 나서는 MBC 앵커 출신의 박용찬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이 함께 자리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옥상에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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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얼마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곳(영등포)에 와 한바탕 욕만 쏟아내고 갔다”면서 “그것으론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없다. 우리 당은 영등포구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겠다는 김영주·박용찬 후보를 보증하기 위해 시민 삶의 터전이 보이는 영등포역 옥상에 올라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 이달 ‘격전지 순회’를 선언한 뒤 경기 수원(7일), 성남·용인(8일), 고양(11일), 서울 영등포구·양천구(12일) 등 수도권 지역을 집중 방문하고 있다. 한 위원장의 잇따른 험지 행보엔 ‘해볼 만 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정당이 우세한 지역구 중에서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탈환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등포갑의 경우 김영주 의원이 2012년부터 내리 세 번을 차지한 지역구다. 영등포을의 경우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시 박용찬 미래통합당 후보가 김민석 민주당 후보에게 5.91%포인트로 패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분위기를 뒤집어볼 만하단 분석이다.
국민의힘 입당식 이후 ‘영등포로 돌아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던 김 의원은 붉은 점퍼에 숫자 2가 쓰인 흰 조끼를 겹쳐입고 한 위원장 옆에 섰다. 그는 “1900년 서울에서 인천까지 대한민국 최초로 개통된 철도가 개통되면서 영등포역도 지어졌다”면서 “그 당시엔 영등포가 교통, 산업의 중심지였지만 서남권 7개 구가 이곳에서 떨어져 나가고 경부선이 남북으로 갈라지면서 발전도 안 되고 힘든 지역이 됐다”고 지역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부선 지하화 특별법이 통과되고 국민의힘 10대 공약에도 경인선, 경부선 지하화가 들어가 있는 것은 단지 이곳이 영등포구의 개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남권 300만명 시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은 그간 철도지하화 공약이 많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단 취지의 물음엔 “부지가 있고 의지와 필요성의 문제”라면서 “김영주 의원의 (정치)철학과 국민의힘이 가진 집권 여당의 집행력이 있다. 또 서울시도 함께 운용하고 있는 정당이기에 약속으로만 남발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찬 전 위원장 역시 “구호나 현수막 같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화답했다.
철도지하화가 현실화되면 인근 상가들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철도지하화 이후 상가 등은 어떻게 되는 것이냔 질문에 “롯데백화점 (부지)가 국가 소유인만큼 역사가 지하화되면 상가 재배치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명운이 걸린 철도 지하화는 국토교통부 주도로 올 연말까지 지자체와 함께 우선 적용 구간 등을 정하고 내년 하반기 구간별 착공할 예정”이라면서 “서울시민 중 30%가 서남권에 살고 있고, 교통의 중심인 영등포에서 철도지하화 첫 삽을 뜨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