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대신 ‘구독’…유통 혁신의 새로운 트리거 된 ‘구독경제’

by김현아 기자
2021.08.31 17:52:44

네이버·카카오 이어 SKT도 뛰어든 ‘구독경제’
다날쏘시오, 타다베이직은 종료
덜 익숙했고 갈등 유발했던 '공유경제'는 주춤
2025년 국내 구독 시장만 100조원 예상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유통 산업 혁신에 구독이 주목받고 있다. 한 때는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다날쏘시오나 타다베이직 같은 서비스가 주목받았지만, 최근 추세는 구독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빌려주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가 주춤한 사이, 일정 금액을 내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이 대세다.

SK텔레콤은 31일 구독 패키지 상품인 ‘우주패스(월 4900원·월 9900원)’와 다양한 우주 파트너스의 구독 단품 서비스들을 출시하면서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우주’를 본격적으로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이미 통신 서비스 형태로 35년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이 다른 점은 △SKT 고객뿐만 아니라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서비스도 자사 상품 위주가 아니라 아마존, 11번가,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 외부 상품까지 다양하며 △매월 다른 상품으로 바꿔가며 구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첫달은 100원이다.

앞서 네이버는 유료 구독형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을 출시했고,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이모티콘을 맘대로 쓰는 ‘이모티콘 플러스(월 4900원)’뿐 아니라 식품, 가전, 청소, 세탁까지 구독해 사용할 수 있는 ‘구독 ON’을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서 제공 중이다.

구독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유보다 이용을 중시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맞고, 영역을 넘나들며 구독으로 묶어 제공하니 서비스의 점유율이 오르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T)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상품군에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티빙’을 포함했더니, 티빙의 점유율이 치솟았다. 올해 3월 4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영화 제외)’을 옵션으로 줬더니, 지난해 12월(278만 7357명·닐슨코리아클릭)보다 3월 이용자수(327만 2175명)가 17. 3%나 증가한 것이다.



반면 공유경제는 다소 주춤하다. 지역기반 커뮤니티를 무기로 상품·서비스를 나눠쓰는 ‘당근마켓’ 정도가 활성화돼 있다.

2016년 출범한 다날쏘시오는 우리끼리 쉐어링이라는 컨셉으로 국내 최초로 명품 유모차 나눠쓰기 등을 시작했지만, 결국 사업을 접고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마을 공동체를 컨셉으로 하는 ‘쏘시오리빙’으로 재탄생했다.

2018년 국내 최초로 기사와 차량을 모두 빌려주는 타다베이직 역시 2000년 타다금지법 국회 통과로 사업을 접었다. 현재 쏘카는 차량만 빌려주는 카쉐어링(쏘카)와 가맹택시사업(타다라이트)를 묶은 ‘쏘카패스’라는 구독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웃끼리 물건을 나눠 쓰는 것이나 렌터카와 기사를 함께 빌려주는 것 같은 공유경제는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거나 기존 사업자(택시업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점이 있었지만, 구독은 덜 파괴적이어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커머스가 주목받으면서 2025년 글로벌 구독 시장은 3000조 원, 국내 구독 시장은 1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