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6.04.21 17:34:08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1일 이란 진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이란과의 국제결제 시스템 조기 정상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에 설치된 이란교역투자지원센터를 방문해 현대자동차(005380),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물산(028260) 등 이란 진출기업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관계자를 만나 이란과의 교역·투자 활성화를 위해 협력을 당부했다.
최 차관은 이 자리에서 “다년간의 제재와 저유가 상황이 겹쳐 이란 경기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고 이란시장에서 세계 각국 간 경쟁이 심화돼 이란 바이어들이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이란 제재 해제 이후 지난 3개월간의 이란 진출 성과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로화 등 국제결제 시스템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대(對) 이란 교역과 투자 활성화의 중요한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과 이란의 교역에서는 원화 계좌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만 유지되고 있다. 이란과의 교역에서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 등 제3의 통화로 거래하려면 미국 재무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최 차관은 “국제결제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이란 정부와의 협의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정상화되기 전이라도 우리 정부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조치들은 최대한 즉시 시행해 이란과의 교역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수출 결제대금을 화폐가 아닌 원유 등 실물로 받는 무역거래나 이란에서 원유 등을 수입한 기업이 수입대금을 이란에 보내지 않고 이란에 수출한 다른 국내 기업에 수출대금을 대신해 지급하는 무역거래 등 대안 결제방식을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최 차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달 이란 방문 계획을 언급하면서 “당분간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제약 조건 속에서도 가용한 수단을 적극 활용해 이란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최 차관은 현대상선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있느냐는 물음에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 이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밝힌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