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돌고래 ‘노바’ 약 먹이고 쇼 강행...결국 ‘폐사’
by김혜선 기자
2024.04.16 22:39:31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 2월 말 거제씨월드에서 폐사한 큰돌고래 ‘노바’가 대장 질환으로 치료 중에도 죽기 직전까지 강제로 쇼에 투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동물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씨월드 측이 2월 내내 장 질환에 시달리며 때로는 쇼를 거부하기도 했던 아픈 돌고래 노바를 2월 24일까지 쇼에 투입했다가 4일 후인 2월 28일에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거세씨월드의 돌고래 ‘줄라이’와 ‘노바’는 각각 2월 25일과 28일에 폐사했다. 줄라이의 사인은 생성 대장균성 패혈증이고, 노바의 사인은 장꼬임에 의한 쇼크다.
해양수산부의 노바 부검소견서에는 노바가 죽기 전 수소 내부를 들이받아 부리 끝에 찢어진 상처가 났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동물단체에서는 노바가 스트레스로 인해 수조에 머리를 들이박는 이상행동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큰돌고래의 수명은 약 30여년이지만, 줄라이는 18세, 노바는 14세에 죽었다.
이 단체는 “치료 중인 아픈 돌고래까지 쇼에 투입하였다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윤미향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두 사망 돌고래의 부검소견서와 의무기록부 및 돌고래쇼 투입 일지에서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부연했다.
노바는 지난해 12월부터 설사와 거품 대변 등 대장 질환을 앓았다. 지난 2월에는 구토, 설사 등에 시달려 수의사의 투약 처치를 받았지만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돌고래쇼를 진행해야 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쇼의 공중 점프를 예로 들며 “기저 질환이 있는 돌고래가 무리한 공연 동작을 계속할 경우 질병 악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거제씨월드는 서식 환경이 완전히 다른 큰돌고래와 흰고래 벨루가를 같은 시설에서 사육하는데, 이는 커다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개체의 면역력 저하와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자체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