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효과 끝"…비참한 2분기 겪은 게임업계, 하반기 전망도 우울
by방성훈 기자
2022.08.08 17:34:50
MS·소니·닌텐도 등 2분기 실적 일제히 뒷걸음질
"엔데믹에 야외활동 증가…게임 관련 시간·소비 줄어"
반도체 부족·신작 출시 지연·기저효과 등도 영향
인플레·침체 우려…올 시장 규모 10년만에 첫 축소 전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2분기(4~6월) 하나같이 비참한 실적을 내놓은 글로벌 비디오 게임 업체들이 본격적인 혹한기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사회 활동 재개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수혜를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CNBC가 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NPD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2분기 미국인들이 게임에 지출한 금액은 124억달러(약 16조 1882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 글로벌 비디오 게임 업계 대표 주자들의 2분기 실적도 크게 뒷걸음질쳤다.
소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7% 가량 급감했다. MS의 2분기 게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 엑스박스 판매량은 무려 11% 급감했고, 게임 콘텐츠 및 서비스 매출도 6% 줄었다. MS에 인수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분기 간 순이익이 70%, 매출이 29% 각각 쪼그라들었다.
닌텐도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으며, 휴대용 스위치 콘솔의 판매량이 23% 감소한 343만대, 소프트웨어 판매가 8.6% 줄어든 4140만개를 각각 기록했다.
‘엔데믹’ 시기가 도래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팬데믹 기간엔 봉쇄조치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각국이 규제를 완화하고 이에 따라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팬데믹 수혜도 사라졌다.
실제 소니와 MS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진정되면서 사용자들이 집에서 나갈 기회가 늘어나 게임 시간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소니의 경우 2분기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의 게임 시간이 당초 예측보다 15% 가량 줄었다.
반도체 부족 및 신작 게임 출시 지연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CNBC는 “닌텐도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원하는 만큼의 스위치 콘솔을 생산도 판매도 할 수 없었다”며 “원격근무 확대로 MS가 ‘스타필드’ 출시를 2023년 초로 연기하고 유비소프트가 ‘아바타’ 출시를 미루는 등 신규 게임이 늦어진 것도 부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마이클 파처 애닐러스트는 “팬데믹 수혜가 절정에 달했던 1년 전 실적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이라며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올해 남은 기간 전망도 밝지 않다.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소니는 연간 이익 전망치를 기존 예측치 대비 16% 축소했다. 이 회사의 토도키 히로키 CFO는 “최근 전체 게임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암피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1880억달러(약 245조원)로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10년 만에 첫 연간 하락세라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