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애플…LG ‘빈자리’ 쟁탈전에 불붙었다

by장영은 기자
2021.03.08 16:10:51

삼성, 40만원대 5G폰 비롯해 A시리즈 줄줄이 대기
애플, 아이폰11 출고가 인하…애플스토어도 확대
샤오미 등 中 브랜드도 ''가성비'' 앞세워 기회 노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초부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검토하면서,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LG폰 사용자들을 선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국내에 출시하는 보급형폰 ‘갤럭시A42’(위)와 최근 출고가격이 하향 조정된 애플의 ‘아이폰11’(아래). (사진= 각사)


삼성전자는 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갤럭시A42’의 사전예약판매를 진행한다. 보급형 5G폰인 이 제품의 가격은 44만9900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5G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출고가로 나왔다.

30만원대 4G폰인 ‘갤럭시A32’도 이달 중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50만~60만원대로 가격은 보급형이지만 프리미업급 사양을 갖춘 ‘갤럭시A52’와 ‘갤럭시A72’ 5G 모델도 상반기 중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시장에 삼성이 A시리즈 모델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지난 1월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국내는 물론 주요 국가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국내에는 보급형 스마트폰 ‘LG Q51’(2월)을 출시했으며, 해외의 경우 북미지역에 전략폰 ‘V60 씽큐’(3월)를 출시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교체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사들의 행보가 빨라진 것이란 해석이다.

애플은 지난 2019년 10월 출시한 ‘아이폰11’ 모델의 출고가격을 크게 낮췄다.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도 대폭 높아져 실구매가는 확 떨어졌다.



SK텔레콤(017670)은 이달 5일부로 아이폰11의 출고가를 15만~20만원 가량 인하했다. 저장용량 64기가바이트(GB)모델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아이폰11은 99만원에서 85만 9100원으로 △아이폰11 프로는 137만 5000원에서 117만 4800원으로 △아이폰11 프로맥스는 152만 9000원에서 132만 8800원으로 인하됐다. 기존 3만4000~10만8000원이었던 공시지원금은 23만6000~35만1000원으로 상향됐다.

애플은 지난달 국내 두번째 공식매장인 ‘애플 여의도’를 개장한 데 이어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더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서울 명동에 애플 스토어 3호점을 열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산(해운대)에 4호점 오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3%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략폰인 ‘벨벳’과 ‘윙’이 모두 흥행에 실패하면서 3%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10% 중반에 달하는 국내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누가 빼앗아 오느냐는 향후 시장 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쪽으로 많이 이동한다면 80~90%의 점유율로 독점적인 지위를 굳힐 수 있다. 애플의 경우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일각에서는 삼성과 애플 외에도 외산폰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망을 확대와 사후서비스(AS)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샤오미가 대표적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기존 LG폰 사용자들이 삼성과 애플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의 경우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