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英대사 "옥시는 기업의 문제‥영국정부 나설 일 아니다"
by차예지 기자
2018.02.28 16:20:26
헤이 대사, 3년 임기 마치고 영국으로 귀임
"옥시는 개별 회사 문제라 법으로 해결해야"
“평창올림픽 성공적…北에 제재·대화 모두 필요”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옥시 문제는 개별 회사 문제이기 때문에 (기업들끼리)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는 이날 서울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영국계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헤이 대사는 “이 문제가 비극적이고 안타까웠지만, 이는 (한국과 영국) 정부 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영국 회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국회에서는 영국 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지만, 영국 정부는 개별 회사의 문제라는 판단”이라며 “한국과 영국 문화가 다른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옥시는 1, 2차에서 1, 2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에게는 대부분 피해 배상 지급을 완료했으며, 현재 3차의 1, 2단계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을 진행중이다.
헤이 대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런던 올림픽도 마찬가지였고,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에는 성공과 실패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평창올림픽은 정말 성공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한국에서는 기대가 낮은 것 같지만, 패럴림픽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역대 최대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메달 순위는 19위를 기록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헤이 대사는 “문제는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핵무기 개발을 멈추겠다는 방향을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직업 외교관으로서 대화의 힘을 믿지만, 북한에서 그럴(대화할) 의지가 있는지 결론 내기는 이르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 정부가 동맹국과 협력하며 대화를 잘 진행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한 진전이 있기 전까지는 계속 압력을 가하면서 대화가 진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이 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기존의 한·EU FTA(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할 한·영 FTA에 대해 한국과 영국간 FTA 체결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실무그룹이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FTA 이후 한국의 법률시장이 개방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면서 “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면 한국 시장도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2월 부임한 헤이 대사는 이번 주말 3년 임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59년간 끊겼던 서울 덕수궁 돌담길 개방에 협력해 서울시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후임 대사인 주호주 영국대사였던 사이먼 스미스가 부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