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전격 경질 배경은? “더이상의 여론악화 안된다” 판단

by박수익 기자
2014.02.06 19:11:33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름유출 사고 관련 당정협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는 윤 장관의 모습.(사진 뉴시스)


[이데일리 박수익 이도형 기자]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연이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이 6일 전격 경질된 것은 “더 이상의 여론악화는 심각하다”는 청와대와 여당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여수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 해당부처의 안일한 태도를 1차경고했음에도 윤 장관이 이후에도 지속적인 부적절 발언 논란을 키운 것이 결정적이었다는게 여권내 반응이다. 여권 관계자는 “더 이상의 여론악화는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임계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장관은 여수 기름 유출 사고와 관련,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1일 현장을 방문해 손으로 코를 잡은 채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고 언급,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이후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관련부처의 안일한 태도를 경고했지만, 윤 장관은 같은날 오후 국회 농해수위 긴급현안질의, 이튿날 오전 사고대책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또다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



4일 농해수위 긴급현안질의에서는 19년 전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피해를 입었던 여수주민들이 또 다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그때와는 유출된 기름)량이 많이 차이 난다. 정부는 시스템대로 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고, 5일 당정협의에서는 “1차피해자는 GS칼텍스이고 어민들은 2차피해자”라는 답변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거센 질책을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간간이 웃음 띤 표정을 보여 “상황이 심각한데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자꾸 웃지 말고 이야기하세요”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6일 들어서는 강경기류가 더 확산됐다. 여당지도부 일원인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진숙 장관이 과연 제자리에 적합한 인물인지 모르겠다”며, 사실상 당내에서 첫 사퇴론을 제기했다. 이어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안브리핑을 통해 “생계현장을 파괴당한 막막한 마음을 부여잡고 기름 제거에 여념이 없는 주민을 위로하고 수습책을 모색해야 할 분이 어민들의 상처 난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가 아닌 대변인의 공식 논평으로 무게감을 더했다.

이러한 여당내 기류는 대정부질문을 위해 국회에 출석 중이던 정홍원 국무총리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정 총리는 오전 대정부질문에서 윤진숙 장관의 거취문제에 대해 “(윤 장관) 본인도 죄송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소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오후에는 “해임건의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깊이 고민중이고 오늘 중 결론내겠다”며 한층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내, 사실상 경질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