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사선 공사비 올려도 건설사 '안할래'…위례 부동산 '먹구름'
by이배운 기자
2024.09.25 18:08:42
3자제안 재공고 마감…문 두드린 사업자 없어
사업비 19% 올렸지만 공사비 급등폭 못미쳐
공사비 증액 재공고-재정투자사업 전환 기로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시가 강남권과 위례신도시를 잇는 ‘위례신사선’ 건설의 민간사업자 재공모에 나섰지만, 새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공사 일정이 거듭 미뤄지는 게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교통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위례신도시 부동산 시장도 회복이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위례신사선 사업 제3자 제안을 재공고했지만, 마감일인 이날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사업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재공고에도 참여하는 사업자가 없을경우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공사비를 한 차례 더 증액하고 재공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 관계자는 ‘어느 쪽으로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재공고 이후 건설사 2곳이 입찰공고문에 대해 질의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해당 업체 관계자는 “단순한 검토 차원으로,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고 선 그었다.
2020년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GS건설은 공사비 증액을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다 사업을 포기했다. 이에 서울시는 기존 1조 4847억원이던 사업비를 1조 7605억원으로 약 19% 증액해 다시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가격기준일을 2015년 12월에서 2023년 12월로 변경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물가 변동분을 반영한 것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수년간 공사비가 급등한 것에 비하면 증액 규모가 작다는 입장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월 99.86에서 지난 7월 130.10으로 30.2%나 올랐다.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사업비를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서울시가 사업을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사업성 리스크 부담을 던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그러나 예비타당성 조사 등 철도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해서 사업은 3년가량 더 지연된다. 가뜩이나 16년째 표류 중인 사업이 수년 더 늦춰지는 셈이다.
착공 소식이 재차 멀어지면서 위례신도시 집값 회복 기대감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는 지리적으로는 서울 강남과 가까우나, 열악한 대중교통 인프라 때문에 실제 접근성은 떨어진단 점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올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반등하는 중에도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은 떨어지거나 답보상태에 머무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74㎡는 지난 6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6월 최고가(16억원) 대비 13.8% 하락했다. ‘위례아이파크1차’ 전용 100㎡도 지난 4월 16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8월 최고가(20억원) 대비 17.5% 떨어졌다. ‘위례더힐55’의 전용 85㎡는 2021년 9월 16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 5월 11억 9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위례신도시 집값에는 위례신사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사업이 지연될수록 기대감이 작아지고 상승 동력도 약화될 것이란 게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