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장` 의정부시 조찬포럼 주역 안병용 시장 "위기극복 원동력"

by정재훈 기자
2019.04.01 12:14:00

2013년부터 시작해 430회 넘어, 7천여명 참여
'세계지방자치단체 최장 정기회의'세계기록도
공부하고 연구하는 공직사회의 모습 보여줘
안병용 시장 "위기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

지난 27일 열린 의정부시 문향재 조찬포럼에 참석한 안병용 시장 등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요즘은 미세먼지가 가장 큰 재난이나 다름 없는데 시 자체적인 대책이 부족합니다.”

“의정부가 지역안전지수 1등급이 안되는 것을 지역적 특성이라고 받아 넘기지 말고 이를 극복하려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7시30분 의정부시청의 구내식당 역할을 하는 문향재에서 열린 아침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이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담당 부서장을 앞에 두고 내놓은 쓴소리들이. 이들은 의정부시 행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부드럽게 지적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의정부시 공무원들과 시민, 학자 등 각 분야 별 전문가들이 모여 새벽을 여는 `의정부시 문향재(聞香齋) 조찬포럼` 현장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지난 2013년 1월16일 오전 7시 시청내 직원 식당인 문향재에서 `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 추진방안`을 주제로 시작한 조찬포럼은 벌써 400회를 훌쩍 넘어 한국은 물론 세계가 인정한 정기 회의로 자리잡았다. 실제 한국기록원은 2016년 7월 문향재 조찬포럼을 최장기간 열린 지방자치단체 정기 조찬포럼으로 인정, 국내 최고 기록으로 확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유럽연합(EU) 오피셜월드레코드(OWR)가 `세계 지방자치단체 중 최장기간 정기 조찬포럼 개최`라는 세계 최고 기록으로 공식 인증하기도 했다.

안병용 시장(왼쪽)이 조찬포럼을 유럽연합(EU) 오피셜월드레코드(OWR)로부터 ‘세계 지방자치단체 중 최장기간 정기적인 조찬포럼 개최’ 세계 최고 기록으로 공식 인증된 기념패를 받고 있다.(사진=의정부시)


지난 27일 열린 포럼은 의정부시 행정혁신위원으로 있는 김종수대진대 행정학과 교수가 `의정부시 재난안전 거버넌스 진단 및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참여한 학자들과 시민, 소방당국 및 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됐다. 참석한 교수 6명은 시의 선진 행정을 칭찬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나 같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했다.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시의 재난예방·대응대책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 재난 안전과 떼어놓을 수 없는 소방관들도 참여해 시와 소방당국 간 원활한 업무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들은 시민 안전을 위한다는 동일한 목표 안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주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꾸지람도 하는 각계각층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재난 안전은 사람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인데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평상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조찬포럼을 통해 알게된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문향재 조찬포럼의 일환으로 열린 공동학술대회 모습.(사진=의정부시)


조찬포럼의 시작부터 지금의 매끄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이른 새벽 식당에서 공무원들과 대학 교수들이 마주 앉아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토론을 한다는 것은 공직사회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학자들의 지적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있었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해 벌어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포럼이 7년째에 접어들면서 공무원이 공부해야 시민들이 행정을 믿고 의지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의정부시 문향재 조찬포럼은 이제 `공부하고 연구하는 조직은 창의적 역량으로 조직 잠재력을 극대화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의정부는 공부하는 시장, 공부하는 공무원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는 메세지를 공직사회 내부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고 있다.

안 시장도 “항상 공부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뻔한 일인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행정을 위해서라도 더욱 철저하게 공부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조찬포럼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