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재은 기자
2018.07.05 16:42:10
2100억 회사채, 연초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
경쟁격화·공격적 투자..영업수익성 둔화 불가피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신세계(004170)가 경기 둔화의 명암을 동시에 겪고 있다. 국내 경기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않는데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에 연초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반면 공격적 투자에 나섰지만 지지부진한 경기에 유통업체 경쟁 심화로 영업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AA 안정적’ 등급인 신세계는 3년만기 회사채 300억원 ,5년만기 회사채 1800억원 등 2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5일 공시했다. 조달한 자금은 신디케이트론(은행 대출) 상환에 쓰인다.
3년 만기 회사채 133-1의 발행금리는 2.411%, 5년 만기 133-2의 발행금리는 2.716%다. 이는 지난 1월 조달한 3년, 5년 만기 회사채보다 각각 0.12%포인트(12bp) 0.125%포인트(12.5bp) 낮은 수준이다. 당시 신세계는 조달한 3700억원 중 700억원은 내년 1월 만기도래 채권 상환용으로 미리 마련했지만, 발행금리가 6개월 전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3분기께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달부터 연내엔 올리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박정호 동부증권 채권전략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났고, 국내지표도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며 “3분기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며 4분기도 가능할 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금리차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용, 수출 등의 지표를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신세계에 대한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43만원으로 14% 낮췄다. 투자의견은 ‘트레이딩 바이(단기 매수)’를 유지했다. 양지혜 연구원은 “하반기 인천공항 제 1터미널 DF1과 DF5의 공항면세점, 강남 시내 면세점 추가로 매출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높은 임차료 부담, 초기 투자비 집행 부담에 이익모멘텀은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3분기는 신세계 DF면세점 영업손실 51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IBK투자증권은 신세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실제 신세계의 영업수익성 저하 전망은 증권업계나 크레딧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성장을 중시하는 증권업계에선 신세계에 대한 전망을 좀 더 부정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채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익)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신세계가 유통업체 경쟁심화 등으로 백화점 부문도 영업수익성이 둔화되고, 호조를 보이는 면세점 사업도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분모(매출)가 늘어나는데 비해 분자(이익)가 덜 늘어나며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기준 수익성 지표인 EBITDA는 지난해 연결기준 6150억원에서 올해 6800억원 수준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수 메리츠종금증권 크레딧 연구원은 “터미널 부지 매입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며 재무구조는 전보다 좀 약해졌고, 좋아지는 부분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