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부터 편법증여 의혹까지…닭업계 연일 구설수

by김태현 기자
2017.06.08 16:16:05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 성추행 혐의
하림, 편법 증여로 100억에 10조 자산 ''꿀꺽''
bbq, 가격 인상분 약속과 달리 본사로 편입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사진=호식이두마리치킨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도덕불감증에 빠진 오너와 본사의 행태 탓에 닭 업계가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성추행 파문부터 편법 증여, 가격 인상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 회장을 곧 소환해 성추행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20대 여직원 A씨는 최 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이틀 뒤인 5일 고소취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수사를 계속해 실체적 진실을 파악할 것”이라며 “최 회장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이달 3일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최호식 회장과 식사를 하던 중 최 회장이 자신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가 자신을 인근 호텔로 끌고 가던 중 행인 3명에게 도움을 받아 호텔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하림그룹 제공)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 하림그룹은 최근 회사 증여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공시에 따르면 김홍국 하림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씨(25)는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의 지분을 44.6% 보유하고 있다. 제일홀딩스 최대주주다.

논란이 된 건 증여 방식이다. 김준영씨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올품을 통해 제일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5년 여전 증여 당시 100억원대의 증여세만 내고 물려 받았다.

사실상 100억원의 증여세로 10조원 이상의 자산가치를 가진 하림그룹을 지배하게 된 것.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상속세 마련 방법이다. 올품이 지난해 100% 주주 김준영씨를 대상으로 30%(6만2500주) 규모의 유상 감자를 하고, 그 대가로 100억원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김준영씨는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올품은 주당 액면가 1만원의 주식을 16배 비싼 주당 16만원에 매입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올품 증여는 회사 규모가 커지기 전 일이고, 상속도 경영이라는 걸 숙지해 오너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단계를 밟아간 것”이라며 “하림이 윤리경영을 해온 건 자부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선 정국을 틈 탄 기습 가격 인상으로 논란이 된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가격 인상분 일부를 본사 위원회의 광고비 분담을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다.

bbq는 당초 치킨값 인상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고 인상분은 모두 가맹점주들의 몫이라고 주장하며 가격 인상의 책임을 가맹점주들에게 돌려왔다. 그러나 가격 인상 이후 1400~2000원의 인상분 중 500원을 본사 위원회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회수해 논란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 계약서에는 광고비는 가맹본부에서 부담한다고 해놓고 인상되자마자 한 달도 안 되서 인상분 일부를 떼어간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외부적 요인도 녹록치 않다.

지난 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이에 정부는 AI 관련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대규모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2만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나섰다. 전국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살처분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살처분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최근 물량이 회복되면서 안정세로 접어든 닭고기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11월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2016년 11월 3450원대였던 9~10호 냉장 닭고기 가격은 지난 5월 4500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 공급이 안정되면서 4000원대로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AI 발생으로 가격이 반등할 조짐이다.

5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의 한 농가에서 살처분에 나선 공무원이 닭을 잡고 있다. 울산시는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 지난달 닭을 구입한 온산읍의 한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간이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AI가 발생한 부산시 기장군 농가와 가까운 서생면 화산리, 명산리, 위양리 일대 농가의 닭을 살처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