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신사' 장인화, 위기의 포스코 구할 쇄신 칼 빼드나
by하지나 기자
2024.12.09 17:00:14
크리스마스 전후 단행 …취임 후 첫 정기 인사
온화·합리적 성향, 임기 초반 안정·화합 중점
실적부진·화재 사고 등 그룹내 기강확립 강조
조직 슬림화 등 혁신 드라이브 속 인사폭 관심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포스코그룹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인사 폭을 놓고 재계 안팎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 화재 사고, 파업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그룹이 최악의 상황을 맞은 가운데 장인화 회장이 취임 후 첫 정기 인사에서 어떤 쇄신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정기 인사는 올해 연말께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통상 크리스마스 전후로 인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인사 폭을 둘러싸고 그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둘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반면, 일각에선 이번 인사야말로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정기 인사인 만큼 물갈이 수준의 대대적인 인사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초 이뤄진 2월 인사에선 전임자인 최정우 회장 체제의 경영진이 다수 유임되면서 장 회장이 임기 초반 조직의 안정과 화합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평소 장 회장의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7월1일 경북 포항시 포항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포스코홀딩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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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실적 부진과 화재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변화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장 회장은 그룹 주요 임원과 직책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난 10일과 24일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를 언급하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룹 내 ‘설비 강건화 TFT’를 발족했다. 이어 포스코 홀딩스 임원들을 대상으로 격주로 시행하는 4일제 근무를 주 5일제 근무로 즉시 전환했다. 포스코 또한 지난 6월 임원에 한해 주 5일제로 복귀시킨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중간 관리자인 팀장급까지 주 5일제로 되돌렸다.
더욱이 장 회장은 취임 이후 구조 개혁과 원가 절감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철강 분야에서만 1조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까지 125개 비핵심 자산 중 21개 자산을 정리하면서 6254억원 규모의 현금 유입 효과를 거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 그룹을 둘러싼 실적 악화 상황도 대폭 인사 가능성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철강 업황 부진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포스코와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7%, 96.3%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이 조직 슬림화, 비용 절감 등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더욱이 최근 그룹 내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은 장 회장이 조직 쇄신을 결심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