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 반대" 선언
by김진호 기자
2024.03.22 21:21:00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통합 반대 입장 밝혀
"기존 경영진 지지 못해...임종윤 사장 측 손 들어 줄 것"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과 임종윤·종훈 사장 형제 측이 경영권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OCI그룹과 통합을 밀어 붙이는 모녀 측의 결정에 두 형제가 반기를 든 것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숙고 끝에 임종윤·종훈 사장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 신동국(사진) 한양정밀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가족을 제외하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제공=한양정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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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신 회장이 “그간의 경영 실패와 최근 불투명한 경영권 거래 절차를 보며 기존 경영진을 지지할 수 없다”며 “임종윤·종훈 (사장)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그는 두 형제 측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명확하게 의사를 밝혀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OCI그룹과 통합하는 사안에 대해 “대주주들의 상속세 부담 등 개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거래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결정이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에 심각한 손해를 입혔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신회장의 입장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현재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21.86%)과 두 형제 측(20.47%)은 보유지분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약품(128940)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로 알려진 신 회장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높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국민연금(7.66%) 정도다.
이번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이 OCI 통합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임종윤·종훈 사장 등 두 형제 측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이 수많은 소액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형제가 이사회를 구성해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