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대차에 인파 몰린 이유…로봇개 군무에 아바타 체험까지
by손의연 기자
2022.01.06 17:55:52
5일 CES 개막일 현대차 전시부스 관람객 사로잡아
로봇개 군무에 조이스틱으로 움직이는 모빌리티도
"상용화 목표 향후 2년…가격 낮추는 것이 최대 과제"
[라스베이거스(미국)=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CES 2022에서 제시한 ‘로보틱스 비전’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차는 로봇개 군무와 아바타 체험까지 다양한 첨단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2’가 5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전시부스 앞은 인파가 몰려 번잡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우려해 참가를 취소한 업체들의 빈자리가 전시장 군데군데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이 긴 줄을 늘어서자 지나가던 관람객들도 “현대차가 전시하는 제품들을 보기 위해 입장 예약을 하고 싶다”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가 시연을 할 때마다 관람객들이 몰리며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가상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관에는 하루 종일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CES의 주제를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Expanding Human Reach)’로 정하고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미래 로보틱스 비전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메타모빌리티를 통해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은 △메타모빌리티 △엠오티(MoT, Mobility of Things) △지능형 로봇 등으로 구체화된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2에서 관람객들에게 로보틱스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리얼리티존과 메타버스존으로 전시 부스를 구성했다. 현실과 가상을 잇는 로보틱스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리얼리티존에는 MoT와 지능형 로봇이 전시됐다.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 모듈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 모델 4종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로봇개 스팟,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다.
리얼리티존에는 무대가 마련돼 로보틱스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먼저 로봇개 스팟 3기가 방탄소년단(BTS)의 아이오닉 테마송에 맞춰 춤을 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팟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관절의 움직임을 구사해 실제 개와 같은 날렵한 느낌을 줬다. 정의선 회장의 “고마워 스팟, 너는 좋은 친구야”라는 말이 미래가 아닌 현재 시점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뒤를 이어 MoT(Mobility of Things) 퍼스널 모빌리티와 L7도 시연됐다. PnD모듈이 적용된 퍼스널 모빌리티는 높이 188.5cm, 너비 133cm, 길이 125cm의 크기로 사람 한 명이 탑승할 수 있다. L7도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L7의 최고 속력은 시속 80km까지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것에 이동성을 부여한다’는 전시 기조를 증명하는 것처럼 스마트 조이스틱을 이용해 모든 방향으로 편리한 이동이 가능해 보였다.
DnL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인 모베드도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모베드는 바퀴 4개를 따로 움직이며 전시장 곳곳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녔다. 기관차나 자전거에 적용되는 편심 구조가 적용돼 경사가 진 곳에서도 수평적인 이동이 가능하다.
메타버스관도 인기가 많았다. 관람객이 아바타가 돼 가상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관람객이 스크린을 보고 포즈를 취하면 그 모습대로 아바타가 만들어진다. 이후 메타버스관에 들어서면 아바타가 등장해 관람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가상공간에서는 전날 정 회장처럼 로봇개 스팟을 불러올 수도 있다. 마지막에 기념 촬영을 하며 체험이 마무리된다. 메타버스관에서 만난 한 미국인 남성은 “30분을 넘게 기다렸지만 기다릴만 했다”며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이번 전시에서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현대차 전시부스가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PnD와 모베드의 상용화 목표는 향후 2년 내로 잡고 있다. 아웃도어 딜리버리와 오피스봇 쪽을 우선 생각하고 있다”며 “양산의 가장 큰 과제는 가격으로 공용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