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랠리에 보호예수 풀린다는데…한숨만 짓는 상장사 임직원

by박형수 기자
2017.07.13 15:15:44

지난해 7월 코스닥 입성한 상장사 우리사주 수익률 부진
일부 상장사 수익률 -50%…보호예수기간 단축 필요성 제기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표 정보기술(IT)주(株)들을 앞세워 코스피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뚫어내는 등 뜨거운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온기가 코스닥시장까지 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상장사 직원들도 통 오르지 않는 주가에 보호예수 기간 종료를 앞두고 시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상장한 코스닥 새내기주 대다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서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7개 상장사 가운데 바이오리더스 대유위니아 장원테크 옵토팩 등 4개사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7월7일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바이오리더스 공모가는 1만5000원이었다. 이전 상장 직전 코넥스시장에선 2만2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한 뒤로 주가를 뒷걸음질쳤고 현재 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은 바이오리더스 주식 6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전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수량 그대로다. 30명도 안되는 직원들이 십시 일반으로 10억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주식 가치는 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장원테크 직원들 평가 손실은 더 크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 1만7500원 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8400원이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은 배정받은 15만주를 모두 청약했고 1분기 말 기준으로 11만주 이상 보유 중이다. 보유 중인 물량만 계산해도 우리사주조합은 10억원 이상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대유위니아 옵토팩 평가 손실도 작지 않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잘 알려진 대유위니아 공모가는 6800원이다. 상장 초기를 제외하는 공모가를 웃돈 적이 없다. 올 3월10일 상장 후 최저가인 4135원을 기록한 이후로 4개월간 40% 가량 반등한 덕분에 주가는 5900원 선까지 회복했다. 우리사주조합은 상장 당시 배정받은 113만주를 모두 청약했다. 7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중도 퇴직하고 주식을 정리한 직원을 제외한 우리사주조합원 대다수가 평균 14% 가량 평가손실률을 기록 중인 셈이다. 오는 19일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옵토팩 우리사주조합도 원금대비 약 20% 손실을 보고 있다.

물론 우리사주를 받아 수익을 챙기고 있는 상장사 직원들도 있다. 이달 말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우리손에프앤지와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수익률이 각각 15%, 80%에 달한다. 지난해 7월4일 상장한 피앤씨테크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정리할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된 상장사 직원들도 짭짤한 수익을 냈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달 6월22일 이후로 공모가 5800원 대비 50% 높은 9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스티팜과 녹십자랩셀도 30% 이상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보니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사 사정에 밝은 직원들에게 보호예수기간을 적용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상장 후 1년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은 공모가가 높든 낮든 대부분 청약에 참여한다”며 “최대주주도 보호예수기간이 6개월인데 우리사주조합에 대해서만 유독 1년이라는 긴 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