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시험, 집회 현장 과제물로 대체합니다”…부산대 교수의 공지
by권혜미 기자
2024.12.11 15:51:24
부산대 교수, ‘기말 시험’ 과제로 대체
“이 시기에 공부하라 잡아둘 수 없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부산의 한 국립대 교수가 “기말 시험을 집회 현장 과제물로 대신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려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전날 부산대 행정학과 박모 교수가 학과 애플리케이션에 2학기 인사행정론 기말시험 관련 공지를 게재했다.
박 교수는 “학생 제위(여러분)에게”라고 말문을 연 뒤 “현장에서 정치행정이 급변하는 시기에 시험공부 하라고 여러분을 잡아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생한 정치행정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시라는 의미에서 12월 17일 시험은 첨부한 과제물로 대체하고자 한다”며 “답안을 작성해 12월 20일까지 행정학과 사무실로 제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함께 첨부된 문제지 파일엔 9페이지 분량으로 50문항의 기말고사 문제가 들어있었다.
해당 과제는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 됐고, SNS에 “행정학과의 자랑”이라는 게시글로 올라오게 됐다.
한 학생은 “국립대 교수님이 몸을 사리지 않고 이런 가르침을 주신 것이 감동이었다”며 “깨어있는 교수님으로 느껴지고 무척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세대는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했지만 지금 세대는 그렇지 못했는데 박 교수님이 12·3 내란 사태 이후 (학생들이) ‘참 민주주의’를 깨닫게 해준 것 같다”며 “학자의 양심으로 가르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탄핵 집회에 참석하느라 강의에 불참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한 학생에 보낸 답장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의 한 철학과 교수 A씨는 “불의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용기를 내 전진하시길 바란다. 온 마음으로 응원 드린다”며 “설령 강의실에 1명도 없어도 출석을 부를 생각은 없다. 2시부터 시작이라고 하니 수업과 상관없이 미리 가셔서 준비하셔도 좋겠고, 잠깐 있다가 나가도 좋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학생에게 회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