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취임식에 이도훈 주러대사 참석…한러 관계 복원 신호?
by윤정훈 기자
2024.05.07 18:43:40
푸틴 5번째 취임식에 이도훈 대사 참석
러시아, 비우호국 공관장에도 초대장 발송
정부, 한러 관계 관리 차원에 참석 결정한 듯
“관계 개선은 아직…이해관계에 따라 참석”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에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가 참석했다. 우리 정부가 러시아와 관계 관리 차원에서 참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
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 대사는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을 ‘국내 행사’로 보고 외국 정상에게는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으며 우호국과 비우호국을 포함해 러시아에 주재하는 모든 외교 공관장을 초대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를 대거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한국도 2022년 3월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등과 함께 비우호국으로 분류됐다.
이 대사의 참석은 우리 정부가 긴장된 한러 관계 복원에 대해 러시아 측에 의지가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EU, 영국, 독일,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공관장은 불참을 통보했다.
앞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7일 KBS ‘남북의 창’ 1000회 특집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협력 상황에도 한러가 양국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수교 이후 최악인 현재 한러 관계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새로운 외생변수가 아주 심각하게 생기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으로 정상화 되면 한러 관계도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러 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라 시사했다.
우리 정부는 국민,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외적인 요인을 종합고려해서 이 대사의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카드가 있고, 러시아는 북한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인공위성 등 첨단기술을 지원할 카드가 서로 있다”며 “그래서 양 측이 서로를 관리하는 모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위원은 “푸틴의 중장기 집권 전략은 ‘그레이트 러시아’인데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북한보다 중요하다”며 “관계 개선이라기 보다는 아직까지는 양국이 서로 관리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