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아버지 유골 뿌리던 아들, 열사병으로 사망
by이로원 기자
2023.08.10 22:06:56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 텍사스의 한 남성이 사막으로 유명한 유타주의 한 국립공원에서 아버지의 유골을 뿌리다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유타주의 아치스 국립공원. (사진=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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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한국시간) CBS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출신 제임스 버나드 헨드릭스(66)는 지난 8월 1일 유타주의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의 유골을 뿌리기 위해 서부를 여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이라는 제목의 게시글들로 여행을 하는 과정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제임스는 지난 달 28일 “교통 체증을 피하고 최고의 사진을 찍기 위해 새벽에 어치소국립공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곳은 그의 아버지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장소였다.
그리고 이 마지막 업데이트를 끝으로 제임스는 더이상 게시글을 올릴 수 없었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아치 트레일의 ‘샌드 듄스’ 인근에서 지난 1일 제임스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옆에는 바닥난 생수통이 있었다.
관계자는 제임스가 아버지의 유해를 뿌리려다 날씨가 너무 더워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아마도 그가 더위, 탈수 및 고도가 높은 환경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길을 헤매다가 숨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탈수증을 유발할 수 있는 혈압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핸드릭스가 해당 국립공원에 방문할 당시 기온은 37.8도를 넘어섰다. 특히 국립공원 내 일부 지역은 나무와 그늘이 없는 사막 지형이어서 체감온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미국에서는 7월에 이어 역대 최고 기온 기록 경신이 계속되며 더 더워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