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태환 기자
2020.07.02 16:37:42
이르면 3일 저녁, 늦어도 4일 낮쯤엔 처리
예산 심사과정, 전례 없는 야당 의견 배제
인국공 논란 의식, 청년사업 3600억 추가
"다 힘들지만 고통받는 20대 지원" 설명
정의당조차 "사실상 당정협의, 졸속 심사"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3차 추가경정예산안 역시 미래통합당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뒤에도 통합당이 예산안 표결 자체에 불참하거나 반대한 경우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심사과정에서 야당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예산안 통과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일에도 전날에 이어 통합당이 불참한 상황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차추경조정소위 심사를 이어갔다. 여당은 이르면 3일 저녁, 늦어도 6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4일 낮쯤에는 본회의에서 추경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 선출과 원구성이 일단락된 점을 고려하면 상임위 예비심사부터 예산조정소위 심사까지 만 나흘간 이뤄진 속전속결이다. 민주당은 추경 제출 전후로 충분한 당정협의를 거쳤다면서 졸속심사 논란을 연일 차단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시급한 분야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기 위해서 더욱 정밀하고 세심하게 현미경 심사를 진행하겠다”며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예산은 과감하게 삭감하고 위기 극복에 꼭 필요한 예산, 국민 입장에서 부족한 예산은 당에서 추가로 더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20대를 위한 청년 맞춤형 지원 예산을 3차 추경에 추가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 말대로 청년 주거 금융지원 2500억, 청년 일자리지원 1000억원, 청년 창업지원 100억원 등 총 3600억원 등을 3차 추경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 등으로 인한 청년층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추경은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국민 삶을 챙기는 예산”이라며 “청년 예산은 연령대별로 다 힘들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고통받는 20대 지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회의는 내일 밤쯤 열리지 않을까 싶다”며 “예산조정소위와 예결위 전체회의 의결도 시트작업(예산명세서작성)이 다 끝난 뒤 본회의 직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이런 속도전에는 여권 성향인 정의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졸속심사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 단독으로 증감액을 심의하는 예산조정소위는 사실상의 당정협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통합당의 다음 주 국회 복귀 언급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는 추경 처리를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수도권 지역의 한 여당 재선 의원은 “상임위 명단도 낸다고 했다가 안 내지 않았느냐”며 “다음주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어떻게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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