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병기, 국회 첫 예방…與도 野도 "소통 기대"(종합)
by김정남 기자
2015.03.02 17:16:40
이병기, 전날 이어 2일 여야 지도부 예방차 국회방문
김무성 "장고 끝 홈런 쳤다…성공한 정권 체제 갖춰"
문재인 "소통 기대해…경제 문제 野 귀 기울여달라"
[이데일리 김정남 강신우 기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2일 임명 후 처음 국회를 찾았다. 이 실장과 개인적인 인연이 깊은 여당 지도부는 “장고 끝 홈런”이라면서 환영했고, 야당 역시 “서로 소통을 했다”면서 비교적 호평했다.
이 실장은 김기춘 전 실장에 비해 소통에 강점을 가진 인사로 평가된다. 다소 폐쇄적이었던 ‘김기춘 체제’보다 ‘이병기 체제’가 유연하고 개방적일 것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이 실장은 이날 오후 3시 여야 지도부 예방차 국회를 찾았다. 그는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먼저 만나 “대통령도 당청간 협조를 많이 강조했다”면서 “(그동안 소통에 대해) 조금 오해도 있는 것 같아 그것을 풀 겸 앞으로 당청간 소통 문제에 대해 상의를 드릴 겸 해서 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흔히들 장고 끝 악수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장고 끝에 홈런을 쳐서 마음이 푸근하다”고 환영했다. 그는 또 “이 실장과 저, 유 원내대표는 오랜 인연이 있다”면서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 정말 잘된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취임 당시) 매일 청와대와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실장님이 오셔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셋은 지난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캠프에서 인연을 맺는 등 개인적으로도 가깝고 정치적으로도 같은 길을 걸어왔다. 셋은 지난달 27일 이 실장의 임명 직후인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길에 나와 티타임을 가진데 이어 이날도 다시 만났다.
여권에서는 청와대(이병기 실장)와 당(김무성 대표·유승민 원내대표)의 최고위급 인사들간 인연이 남다른데다 정부 측 이완구 국무총리 역시 소통에 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고위급 라인간 문제해결 능력이 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다.
이 실장은 이날 오후 4시 야당 지도부도 찾았다. 이 실장은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등과 비공개로 회동했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도 함께 했다.
문 대표는 이 실장에게 “소통을 잘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하자, 이 실장은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여론을 잘 들어 소통하겠다. 가능한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했다고 김영록 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표는 또 국정원의 정치중립 문제도 거론했으며, 이에 이 실장은 “유념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국정원장을 어떻게 그대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또 “경제 문제가 제일 크다”면서 “경제 관료들의 보고에 너무 좌지우지 돼선 안된다. 앞으로는 경제 관료들의 개발시대 논리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대변인은 “(분위기는) 부드러웠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소통했다고 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정보기관 수장이 비서실장이 된 게 자연스럽진 않지만 이 실장은 정무·외교적 판단력과 소통력을 두루 지닌 보기 드문 인사”라면서 “대야(對野) 소통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