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교수회, 김건희 논문 ‘검증 안한다’ 결론…일부 “문제 있다” 반발
by주미희 기자
2022.08.22 21:05:22
국민대 교수 61% "논문 자체 검증 반대"
회의록 공개 요청도 과반 이상 반대
학교측, 재조사 만류 취지 전달 의혹
교수 69명 "논문 조사 결과 문제 있다"
[이데일리 주미희 기자] 국민대 교수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교수회 차원에서 검증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민대 일부 교수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내세웠다.
22일 국민대 교수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교수회 전체 회원 406명 가운데 314명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 결과 ‘교수회가 자체적으로 김건희 씨 박사학위논문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가 193명(61.5%)으로 나타났다. 찬성 121명(38.5%)보다 높은 수치다.
복수의 안건 중 ‘익명화를 전제로 김 여사의 박사학위논문 재조사위원회 판정 결과보고서와 회의록 공개를 학교 측에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찬성이 152명(48.4%), 반대가 162명(51.6%)으로 반대표가 조금 더 많았다.
앞서 홍성걸 교수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투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리의 결정이 어느 방향이라도 그것은 우리 교수회의 집단 지성의 결과”라며 “이번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내신 분들 모두 우리 국민대의 명예를 존중하고 학문적 양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투표 기간에 이석환 국민대 교학부 총장이 교수들에게 재조사를 만류하는 취지의 e메일을 보냈고, 이것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일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학술논문 1편은 “검증 불가”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22일 성명을 내고 “구글 설문에 응한 총 75명의 교수 중 92%인 69명이 지난 1일 발표한 국민대의 김 여사의 논문 조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1일 학교의 발표가 나오자 7일 논문 조사 결과의 정당성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모임에 따르면 교수 다수는 조사에서 ‘작년 이 문제가 처음 이슈가 되었을 때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에 따라 처리했어야 한다’, ‘학문의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판단한 대학당국은 국민대를 이끌고 갈 자격이 없다’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반면 일부는 ‘국민대에서 공정한 표절 심사가 이뤄졌을 것이라 믿는다’, ‘소모적인 논쟁을 할 시간과 에너지를 학교의 발전 방향과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하는데 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의견을 냈다.
이 모임은 “(지난 19일) 교수회의 투표 결과가 나왔고, 저희는 당연히 그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적지 않은 교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