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주거복지로드맵 부실…지자체 적극 나서야"

by이종일 기자
2018.12.05 16:46:54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정부 정책 비판
"비싼 임대료…가난한 사람 위한 정책 아냐"
지자체 지역내 주거복지 위해 적극 나서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이 5일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주거복지포럼에서 ‘지방정부의 주거복지 추진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은 부실하게 마련됐어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지자체가 지원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 해요.”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5일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주거복지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은영 소장은 ‘지방정부의 주거복지 추진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정책을 비판했다.

최 소장은 “주거복지정책은 가난한 사람을 우선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그렇지 않다”며 “실패한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포함해 공적임대 85만호를 공급한다는 것은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정책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공·공공지원주택 100만호 공급 주거복지로드맵에서 15만호는 공공분양주택이어서 주거복지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머지 85만호(공공임대 65만호+공공지원 20만호) 가운데 공공지원주택에 포함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16만5000호는 40㎡당 100만원의 비싼 임대료가 적용돼 주거취약계층의 입주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임대에 포함된 행복주택 19만5000호도 임대료가 높아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최 소장은 “공공분양을 제외한 85만호는 대상별로 신혼부부 20만호, 청년 19만호, 취약계층 41만호, 노인 5만호가 배정됐는데 정부가 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주거복지정책이 왜 신혼부부에 집중됐는지, 근거가 무엇인지 해명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예기치 않게 급하게 출범해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며 “로드맵은 주거복지 해결의 끝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 정책은 끝이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5일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주거복지포럼에서 토론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그는 “전국적으로 비주택자가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는 것이 37만가구”라며 “이들이 임대료가 비싼 공공임대주택이나 뉴스테이에 들어가기 어렵다. 지자체가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해 지역주민의 주거복지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이 조성되면 입주민인 취약계층 복지를 지자체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며 “정부는 공공임대주택를 조성한 뒤 관리·운영비를 지자체에 한푼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인천시가 주거복지정책을 수립하려면 가난한 사람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시는 정부 정책의 변화를 잘 파악하고 지역주민에게 복지정책을 신속히 전달해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세임대주택 즉시 지원제도와 보증금 없는 매입임대주택 입주 정책을 지자체가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과 인천시 발전과제’를 주제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