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긴장해'..샤오미 제친 화웨이, 美시장 도전장

by김대웅 기자
2015.12.16 15:22:48

내년초 CES서 美 진출 본격화 선언
"뛰어난 자체 기술..샤오미와 질적으로 달라"
유럽서 이미 높은 점유율..한국서도 ''호평''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스마트폰 1위 업체 화웨이(華爲)가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선언해 애플과 삼성전자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저가폰 ‘짝퉁’ 논란으로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샤오미(小米)와 달리 화웨이는 하이엔드급 제품에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중저가 최신 스마트폰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쟈오밍(趙明) 화웨이그룹 총재는 최근 스마트폰 신제품 ‘아너 7 인핸스트 에디션’(Enhanced Edition) 을 발표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미국 시장을 주 무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미국 시장 공략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중저가폰 브랜드 ‘화웨이롱야오’(華爲榮耀)와 함께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서 지난 3분기 샤오미를 제치고 1위를 석권한 화웨이는 유럽 무대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글로벌 시장으로 영향력을 급속하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최근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고 애플 출신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등 북미시장 파고들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보급형 스마트폰 ‘P8 라이트(Lite)’로 미국 시장을 노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장 조사 차원에 불과해 이렇다 할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그 사이 화웨이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했고 초저가폰부터 하이엔드급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었지만 화웨이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분기 2726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7.7%를 기록하면서 삼성과 애플에 이어 3위로 도약했다.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3% 가량 증가한 약 1억대로 예상된다.



특히 저가폰 중심인 샤오미가 짝퉁 논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지 못하는 것과 달리 화웨이는 세계 2위 통신장비 업체답게 자체 기술로 승부해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의 지난 10년간 R&D 투자액은 약 307억달러(약 36조원)이고 지난해 R&D 투자액은 그해 매출액의 14% 수준인 66억달러에 달했다.

실적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882억위안(약 51조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279억위안(약 4조9400억원)을 기록해 32.7% 급증했다. 올 상반기 역시 1759억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동기에 비해 30% 증가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이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의 중고가 스마트폰은 스페인에서 12.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400~500 유로(약 51만~64만원)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45.7%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10.9%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고가 시장에서도 27.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9.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올 3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중국 등에서 전년대비 각각 98%, 70%, 81% 급증했다.

화웨이는 ‘외국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도 출시 초기 호평을 받고 있다. 전일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중저가 최신 스마트폰 ‘화웨이 Y6(Huawei Y6)’를 출시했다. 3만원 요금제만 쓰면 사실상 공짜폰이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다나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6년 전 설립된 화웨이는 현재 15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인 통신장비 제조업체다. 세계 150여개국에 지사 및 대표사무실, R&D 센터를 갖고 있고 전 세계 인구의 30%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10여년 전부터는 휴대폰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