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교사들도 상처"..단원고 눈물의 등굣길

by김재은 기자
2014.04.24 18:49:05

3학년생 480명 등교해 심리치료 수업
28일엔 1학년 및 2학년생 일부 등교 예정

[안산=이데일리 김재은 강신우 채상우 기자] “아직도 슬프고 다른 친구들도 매일같이 웁니다. 친구들 생각에 자꾸 눈물만…. 살아 돌아온다면 살아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단원고 3학년 이모군)

24일 단원고가 다시 문을 열었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지난 17일 휴교에 들어간 지 8일만이다. 이날은 3학년 학생들만 우선 등교를 했다. 3학년 505명 가운데 480명이 출석했다. 결석자 중 24명은 사망자 유족이거나 발인 일정에 참여했다. 1명은 개인 사유였다.

등교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여학생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학교 정문을 향했다. 남학생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어깨를 늘어트린 채 언덕을 올랐다.

단원고 정문엔 희생자를 기리는 하얀 국화꽃다발이 수북이 쌓였고, 한 벽면엔 희생자와 실종자에게 전하는 메모지가 빼곡했다. 등교하던 한 여학생은 정문 앞에 잠시 멈춰서 ‘실종된 후배들이 꼭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슬픔에 빠진 것은 학생들만이 아니다. 가르치던 학생들을 잃은 교사들도 상처가 크다.



김학미 단원고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오히려 선생님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 가슴이 뭉클했다”며 “학생들과 선생님이 한 교실에서 서로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운선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어른들이 (실종자를) 못 구하는 게 아니라 구하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며 “어른들에 대한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단원고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했다. 수업은 심리 치료 위주로 진행됐다. 마지막 4교시에는 학생들 주도로 학급 회의를 했다.

학교는 25일부터 교과수업을 재개한다. 1~4교시 일반 교과수업을 진행한 뒤 5~6교시에는 심리치료 상담을 할 예정이다.

28일부터는 1학년생들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이 등교한다.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의 등교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