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에 밀리는 테슬라…연간 판매량 감소 전망
by이윤화 기자
2024.12.06 17:07:26
1~10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중국 BYD 차지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 하락해 시장점유율 떨어져
중국산 전기차 공습, 머스크 ''보조금 폐지로 맞불''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BYD(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과 더불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BYD, 샤오펑 등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181만대를 넘어서기 어렵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1~10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는 BYD가 차지했다. 해당 기간 310만7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36.5%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장 점유율은 20.8%에서 2.0%포인트 가량 증가한 22.9%로 늘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판매량은 줄었다. 1~10월 테슬라는 전년 동기(144만대) 대비 1.1% 감소한 142만5000대 판매에 그치면서 2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도 13.1%에서 10.5%로 떨어졌다.
테슬라의 판매량 위축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점유율 약화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테슬라의 11월 중국산 전기차(EV) 판매량은 7만8856대로 전년 동월 대비 4.3%나 줄었다. 같은 기간 BYD의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50만4003대가 판매되며 1년 전 대비 67.2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월간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이 같은 중국 토종 전기차 기업의 급성장으로 인해 올 10월 기준 중국 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6% 수준으로 9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8.2%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등에 대해 취득세 감면·구매 보조금 지급·충전 인프라 확충·번호판 발급 등 각종 지원책을 펴면서 전기차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올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2009~2023년 쏟아부은 전기차 산업 지원액 규모는 약 2309억달러(약 32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연간 181만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올 3분기 첫 분기 성장을 보이며 46만2890대의 차량을 인도했지만, 1~3분기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만 52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이뤄내야 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이번 달을 포함해 4분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야만 연간 판매량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는데 11월 판매량 감소 흐름을 봤을 때 연간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면서도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 신설하기로 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이기도 한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와 관련한 질문에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답했다. 저가 가격 공세를 펴는 중국 전기차 업체를 비롯 경쟁사들의 가격경쟁력을 없애버리겠다는 의미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머스크는 앞서 테슬라의 2분기 실적발표 직후에도 “보조금을 없애는 것은 테슬라에 있어 약간의 손해가 있을 수 있지만, 경쟁자들에게 치명적일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