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문사 "팀 쿡의 주식 보너스, 기준에 문제 있다"

by고준혁 기자
2022.02.17 17:37:49

주식 보상 중 절반, 2023년 10월 주가 따라 달라져
자문사 "보상에 대한 실적 기준 없어 심각한 우려"
팀 쿡, 올해 보수 1200억원…첫 주식 보상 영향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최대 의결권 자문사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지급될 연봉 중 주식 보너스를 산정하는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 주주들에게 곧 열릴 주주총회에서 해당 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쿡이 지난해 받은 주식 보상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상의 절반 정도는 실적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결국 쿡이 실적과 관계없이 보상을 받게 될 거라고 주장했다. ISS는 애플 주주들에 주주총회에서 이에 대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호소했다. 주주총회는 다음 달 첫째 주로 예정돼 있다.

애플 이사회는 2020년 9월 쿡의 주식 보상 규모를 66만7974만주로 정했다. 이중 절반은 2023년부터 3년간 분할 지급된다. 나머지 절반은 지급 예정일인 2023년 10월 기준, 애플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주가에 따라 두 배가 늘 수도 반면 한 주도 안 남을 수 있다. 이 조건이 ISS가 문제 삼는 부분이다. 해당 기준이 모호해 쿡이 결국 이 절반의 주식을 무조건 받게 될 거라고 우려하는 것이다.



쿡은 지난해 300만달러(36억원)의 급여와 1200만달러(143억원)의 현금 보너스, 8200만달러(986억원) 상당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이 포함된 주식 보상을 받았다. 총 9900만달러(1184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6.7배가 오른 것이다. 애플 직원들의 보수 중간값인 6만8254달러(8200만원)보단 약 1447배나 많은 것이다. 쿡의 보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주식 보상 때문이다. 주식 보상은 2011년 그가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ISS의 주장은 애플 주주총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권고일 뿐이다. ISS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동생 킴벌 머스크와 미디어 기업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이 테슬라 이사를 연임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