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악화에 그룹株 판도변화…삼성·포스코 울고, CJ·LG 웃어

by유재희 기자
2016.02.02 15:58:38

1년새 삼성전자 시총 32.8조↓…그룹시총 42.7조 증발
삼성 주요계열사 주가 줄줄이 급락
CJ·LG 시총 각각 9.4조, 7.3조 급증…탄탄한 내수기반 영향
"경기민감주와 차별화된 성장·실적 모멘텀주 차별화 지속"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된 가운에서도 롯데제과(004990)와 CJ대한통운(000120) 등 주요 그룹 계열사 주가는 52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에스디에스(018260)와 대우인터내셔널(047050), LG하우시스(108670) 등은 신저가를 기록하며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 민감주와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을 가진 기업과의 차별화가 뚜렷이 나타나면서 주요 그룹사 시가총액에도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307조1292억원으로 1년전 349조8374억원에 비해 42조7082억원 급감했다.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도 40.3%에서 37.49%로 2.81%포인트나 줄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삼성엔지니어링 등 24개 기업(우선주 포함)이 상장돼 있는데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1년새 136만8000원에서 116만3000원으로 하락한데다 자사주 소각 등으로 시가총액이 32조7898억원 줄어든 탓이 컸다. 또 호텔신라(00877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주가가 35~70%씩 급락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그룹의 시가총액도 118조2238억원(13.6%)에서 100조5080억원(12.27%)으로 17조7158억원(15%) 줄었다. 현대차(005380)와 현대제철(004020) 주가가 급락한 여파가 컸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1년만에 각각 31%, 21.5% 급감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의 시가총액 감소율이 주요 그룹사 중 가장 컸는데 7개 상장사 중 시총 비중이 가장 큰 포스코(005490)와 대우인터내셔널(047050) 주가가 각각 30%, 4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을 갉아먹었다.

자료: 마켓포인트




반면 CJ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19조7668억원(2.3%)에서 29조2297억원(3.57%)으로 1년만에 9조4629억원(47.87%) 급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의 비중도 1.29%포인트 상승했다. 상장된 CJ계열사는 CJ(001040), CJ제일제당(097950), CJ대한통운(000120), CJ CGV(079160) 등 총 12개사로 CJ오쇼핑(035760)을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CJ와 CJ E&M(130960), CJ CGV(079160)는 각각 72%, 144.7%, 118% 폭등했다.

17개 계열사가 상장된 LG그룹도 71조3864억원(8.2%)에서 78조6964억원(9.6%)으로 7조3100억원(10.24%) 증가했다. LG그룹의 경우 LG디스플레이(034220) 주가가 1년새 35% 이상 하락하며 시가총액도 4조4548억원 줄었지만 LG화학(051910)과 LG생활건강(051900) 주가는 각각 40.6%, 49.5%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10조8438억원 급증했다. 이밖에 롯데와 한화, GS그룹도 20~30%대의 시가총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는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이 한화는 한화케미칼(009830)이, GS는 GS리테일(007070) 주가가 크게 오르며 시총 증가에 기여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외경기 의존도가 높은 섹터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적·주가 모멘텀이 꺾이는 반면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기업이나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는 기업은 프리미엄이 붙는 모습”이라며 “경기민감주와 차별화된 실적 모멘텀을 가진 기업과의 차별화된 양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들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원가부담 감소와 신사업 진출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 차별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정밀화학 분야에 진출했고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를 통해 바이오 분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한화케미칼은 수년 전 한화큐셀을 인수하면서 태양광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