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바이백 먹혔다…국고채3년 금리 사흘만에 2.1% 아래로
by이윤화 기자
2021.11.02 17:14:01
기재부, 한은 채권 발행 축소 이어 안정화 조치
시장 소통 후 2조원대 긴급 바이백 계획 발표해
국채 장단기물 모두 하락하며 시장 안정 분위기
채권시장 "바이백 반갑지만 상승 재료 즐비해"
[이데일리 최정희 원다연 이윤화 기자] 10월 말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던 국고채 시장금리가 정부의 긴급 바이백(Buyback·매입을 통한 조기상환) 조치에 일제히 하락했다. 오버슈팅은 일단 진정된 분위기다.
채권시장에서는 정부의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를 반기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빨라진 통화긴축정책으로 인해 내년 초까지는 최근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과 장기물 일제히 하락했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0bp(1bp=0.01%포인트) 하락한 2.038%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 만에 2.1% 아래로 내려갔다. 단기물인 1년물, 2년물 금리도 각각 하루 만에 1.5bp, 2.4bp 하락했다.
5년물 이상 금리도 모두 내렸다. 10년물 금리는 2.6bp 낮아진 2.480%으로 내려가며 전일 연중 최고 수준이던 2.5%대 아래로 돌아왔다. 5년물 금리는 7.5bp 내렸고 20년물, 30년물 또한 각각 1.4bp, 1.1bp 씩 하락 마감했다.
주요국 가운데서도 유독 금리 상승이 심했던 우리 국고채시장이 일단 안정을 되찾은 것은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국고채 발행과 통안증권(통안채) 발행량 축소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기재부는 2조원 어치의 긴급 바이백 계획을 밝히며 추가 안정 조치를 내놨다. 바이백 대상 종목은 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추후 공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10월 한 달간 3년물 금리가 51bp 상승하면서 미국(24bp), 영국(23bp), 독일(15bp) 등 주요국 대비 과도한 오름세를 보인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정부의 안정화 조치가 도움이 됐다면서도 약발이 과연 얼마나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단 분위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재부의 바이백 등 안정화 조치가 연이어 나오면서 시장도 안정을 찾은 모습”이라면서 “외국인의 3년물 국채선물 순매수에 더해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바이백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물가 상승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만큼 내년 초까지는 최근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백 물량 자체가 크다고 보긴 어려우나 워낙 시장심리가 불안하고 거래량이 적어 작은 재료에도 반응이 컸다”면서도 “시장 심리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 연구원은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와 물가 상승세 근저에 깔린 가스나 유가가 겨울이 지나고서야 안정될 것”이라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