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韓 블록체인 NFT게임, 법원 판단은?
by이대호 기자
2021.06.01 17:42:12
NFT게임 등급분류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 열려
국내서 NFT게임 서비스 여부 방향타 쥔 심문 주목
글로벌 기업만 국내 서비스 전개 역차별 불거져
스카이피플 측 “피해 크고 사행성으로 특별한 문제 없어”
오는 2일 쌍방 서면 제출…재판부 판단 따라 심리 재개
업계 “재판부의 게임 이해도가 관건...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게임 아이템 등 산출물을 가상자산화(NFT·대체불가토큰)한 블록체인 게임은 이대로 국내 서비스가 막힐 것인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NFT 아이템의 암호화폐 연동과 현금화 등 사행적 활용을 우려해 등급분류 거부 또는 취소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반기를 든 업체가 있다. NFT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서비스했던 스카이피플이다. 현재 이 회사 NFT게임 버전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갔다. NFT 기능을 제외한 일반 버전만 남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피플은 게임위와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에서 열린 등급분류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심문에 참여했다.
스카이피플 측은 △2년간 70억원에 달하는 개발비를 투자한 게임이라는 점과 △이용자 이탈로 인한 매출 20% 정도 하락한 점 등을 짚었다. △공공복리에 중대한 해를 입힐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사행성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도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게임위 측은 △NFT게임 사용자가 일반 버전 파이브스타즈와 연동이 가능해 피해가 크다고 볼 수 없고 △NFT가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어 게임 서비스가 계속되면 이러한 거래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NFT 거래가 활성화되기 전에 초반에 막겠다는 게임위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심문과는 별개로 게임위의 NFT게임 서비스 불가 조치로 역차별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게임위 판단에도 아랑곳없이 한국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한글 지원을 배제한 채 국외 서비스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기관이 블록체인 게임을 신사업으로 보고 잇따라 제작 지원에 나서지만, 정작 국내 서비스는 불가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정도만 블록체인 NFT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그 외 170개가 넘는 국가에서 자유롭게 서비스가 가능하다.
게임위 측은 심문에서 본안과 별도로 집행정지 판단을 위해 집행정지 게임이 19세 등급 파이브스타즈와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 NFT가 사이트에서 실제로 판매되었다는 점 등을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스카이피플 측은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검증신청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날 게임위가 서면과 검증신청서를 증인 심문 직전에 늦게 제출했다. 이 때문에 주심판사가 이를 검토하지 못했고 심문기일 속행 의사를 묻기도 했다. 스카이피플 측은 서면을 직전에 내어 심문기일을 속행을 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동시에 임시집행정지를 질의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스카이피플 측은 쌍방이 서면을 내고 그 서면을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심리를 재개하는 방향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스카이피플 측 요청에 따라 심문기일을 종결하고 6월 2일까지 쌍방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재판부 판단에 따라 필요 시 심리 재개가 이뤄진다.
스카이피플 측은 이르면 이번 주중에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봤다. 이 회사 홍정기 부사장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NFT게임의 문호가 열릴 것인가, 이대로 닫힐 것인가 방향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스카이피플이 의도하진 않았으나, 심의기관에 반기를 들고 업계를 대표해 법원 판단을 구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선 “재판부의 게임 이해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우려 반 기대 반’의 결과를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