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중랑구 숲 유치원 ‘인기’
by최성근 기자
2017.03.28 15:22:42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최근 국내 유치원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정형화된 유치원 및 유아원이 5~7세 아이들의 유일한 학습창구였다면, 요즘은 다양한 테마를 가진 영어유치원이나 사립유치원 등이 개원, 학부모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요즘은 대자연속에서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줄 수 있는 ‘숲 유치원’이 인기다. 숲 유치원은 계절에 따라 텃밭도 가꾸고 아이들이 종류별로 다양한 산을 경험, 대자연 속에서 자신감과 건강한 신체도 기를 수 있어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와 관련해 봉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중랑구 유치원 ‘봉화산숲키움터’는 만 2세에서 만 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일 숲에 나가 자연을 체험해보는 독일형 숲 유치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봉화산숲키움터는 교사들이 주가 아닌, 아이들이 주가 돼 유치원 교육이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은 교사들이 만든 프로그램이나 수업 보다는 매일 아침 간단한 모임을 통해 아이들이 그날 가고 싶은 산을 정해 그곳에서 각자가 원하는 놀이를 주로 하게 된다.
아이들은 오전에 주로 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며, 오후에는 키움터 안이나 마당, 공원 등에서 각자 자율적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숲에서는 주 1회 숲해설가 선생님이 방문해 아이들에게 숲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숲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봉화산숲키움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숲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자연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주 목표”라면서 “산에서 놀 때는 일체 인위적인 놀이감이나 놀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찾아내 창의력 증진에 도움을 주려 한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산은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는 법. 숲유치원은 이러한 조건이 오히려 아이들 스스로 대처능력이 생기고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키움터 관계자는 “숲 활동에서 아이들이 간혹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교사가 특별히 일으켜주지 않는다”면서 “스스로 일어나게 격려해주고 아이들이 교사에게 도와달라고 직접 표현할 때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아이들의 자립심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또한 숲에서 서로 잡아주고 끌어주며 자연스럽게 배려심도 커질 수 있다. 또한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은 전혀 제공하지 않고 전통음식과 건강식 위주의 간식을 준비해 아이들의 건강도 책임지고 있는 점이 특징.
이밖에도 키움터는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 교사 대 아이 비율이 타 기관에 비해 높은 편이다(1:10). 또 월 1회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등 인근 높은 산으로 도시락을 싸서 산행을 떠나기도 하며, 격월로 1박2일 캠프를 떠나 부모와 떨어진 생활을 경험, 자립심과 독립심을 길러주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숲유치원은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 과연 만 5세까지 학습을 시키지 않고 계속 자율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봉화산숲키움터 관계자는 “졸업 후 아이들의 생활을 지켜본 결과,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과는 달리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흥미로움에 집중력도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숲유치원은 졸업 후에도 키움터를 찾는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교실도 운영 중이다. 이곳 졸업생을 둔 학부모 A(여·38)씨는 “외동아들이라 이기적이거나 배려심없게 자라진 않을까 걱정돼 숲유치원에 입학시켰었다”면서 “아들이 입학 후 눈에 띄게 배려심과 협동심이 늘었다. 아동아토피도 앓고 있었는데 자연 속에서 매일 건강식을 먹다보니 피부병도 치료됐고 면역력이 좋아져서 수시로 앓던 감기도 잘 걸리지 않는다. 너무 만족스러워 주변에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봉화산숲키움터는 오후 3시까지 운영되며, 종일반은 오후 5시까지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