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2인자에 보먼 지명…'규제 완화' 기대감에 월가 환영

by양지윤 기자
2025.03.13 14:08:19

트럼프 1기 때 임명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연준, 감독 줄여야"…규제 완화론자
골드만삭스 CEO "은행에 도움될 것"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새 금융당국 담당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사진=로이터)
이번 인사는 지난달 말 마이클 바 전 부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바 전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해임을 강행할 경우 발생할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자진 사퇴했지만, 연준 이사로는 계속 활동한다.

보먼 이사 지명은 월가에서 환영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바 부의장의 엄격한 규제에 주요 금융기관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임명된 보먼 이사는 연준이 월가에 대한 감독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대형 은행과 업계 로비스트들이 격렬하게 반대했던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대출기관에 대한 자본 요건을 높이자는 바 총재의 제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또한 연준이 대출 기관의 위기 대응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부과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월가의 요구에도 동조했다. 연준은 현재 은행 로비 단체가 소송을 제기한 후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테스트 방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통하는 보먼 이사는 최근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했을 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큰 폭의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조기 승리 선언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먼은 그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갈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지난달 연설에서 “특히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물가 안정에 더 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당분간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먼이 임명되면 은행이 해야 할 일, 즉 시스템에 자본을 끌어들이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