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의 기자
2023.04.17 18:59:02
신용대출 8조 中 약 5조 업비트 고객에 내줬다
"시그니처뱅크도 가상자산 리스크에 파산...감사 필요"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원으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액의 60% 이상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이용자들에게 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케이뱅크 연체율이 급증한 배경에 가상화폐 투자로 흘러간 대출이 부실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이뱅크가 인터넷 은행 중 가장 높은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로 도마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 관련 건전성 점검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17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 누적액의 60% 이상이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 고객(가상화폐 투자자)에게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대출 총 잔액이 8조2140억원으로 이 중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자의 대출액이 4조9487억원(60.25%)에 달했다. 반면 업비트 계좌가 없는 일반 고객의 대출액은 3조2652억원(39.75%)에 그쳤다.
문제는 업비트를 이용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케이뱅크 신용대출을 받아 ‘빚투(빚내서 투기)’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는 점이다.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0년 6월 말이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업비트로 입금한 기록이 있는 고객들이 케이뱅크에서 받은 총 대출액을 집계해보면 4조1031억원대다. 같은 기간 업비트로 이체한 총 금액대도 4조9060억원을 기록했다.
더불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금액과 해당 월에 업비트로 이체한 월별 금액대도 평균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가상화폐 투자자가 케이뱅크에서 받은 신규 신용대출액이 증가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유사한 수준으로 늘어났고, 반대로 대출받은 금액이 감소하면 업비트로 이체한 금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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