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서 살던 이주노동자 사망 2년…“기숙사대책 내달라”

by이용성 기자
2022.10.27 16:04:00

양대노총 27일 대통령집무실 앞 기자회견
“이주노동자 70% 이상, 농지 위 비주거용 숙소서 살아”
“기숙사 기준 강화·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 2020년 12월 경기 포천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맹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노총·한국노총·이주평등연대 등 시민단체가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민주노총 제공)
민주노총·한국노총·이주평등연대 등 시민단체는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천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의 주거 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숙사 개선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확대 △지자체별 이주노동자 숙식비 상한선 제정 △기숙사 기준 대폭 강화 △공공 기숙사 설립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포천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 정부는 지난 2021년 관련 TF를 운영하였으나, 노사 의견이 갈린다는 이유로 중단했다”며 “그 이후 정부 자체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고, 1년 가까이 지나 다시금 TF를 소집했지만 여전히 정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농업에서만 이주노동자들 약 70% 이상이 농지 위에 임시로 만든 비주거용 숙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체는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조립식패널 등 불법 임시 건물이 완전히 규제되고 있지 않다”며 “사업주들은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고, 기숙사 상황은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와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불편하고, 열악한 숙소 환경에서는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들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기숙사 세부 기준과 지침이 반드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