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첫 2분기 연속 영업익 1조…가전·TV '쌍끌이'(종합)
by신중섭 기자
2021.07.07 15:21:36
2분기 영업익 1조 돌파 12년만…매출 2분기 최대
펜트업 수요 지속…가전·TV가 실적 이끌어
올 상반기 영업이익, 반기 사상 최대치
'영업익 최대' 지난해 기록 넘어 '4조' 기대감도
[이데일리 신중섭 장영은 기자] LG전자(066570)가 사상 첫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지속하면서 가전·TV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을 갈아치우고 사상 첫 ‘영업이익 4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 서울 여의도 LG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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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7조 1101억원과 함께 영업이익 1조 11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4%와 65.5% 증가한 수치다.
LG전자가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516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만 놓고 봤을 땐 지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1조원을 넘겼다. LG전자는 2009년 2분기에 1조 24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2분기 매출 최대는 2019년 15조 6292억원이었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앞선 1분기와 마찬가지로 H&A본부(생활가전)와 HE본부(TV)가 이끌었다. H&A본부 매출액은 6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이익률은 1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꾸준히 인기가 이어지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오브제컬렉션’이 H&A본부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오브제컬렉션은 소비자가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고 제품을 하나씩 더해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한다는 콘셉트의 가전 브랜드다. LG오브제컬렉션은 올 2분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출시하며 글로벌 공간가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HE본부는 올레드(OLED) TV와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이 선전했다. 2분기 기준 매출액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출시한 올레드 TV는 최근 ‘규모의 경제’에 들어섰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올 2분기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7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성장했다. 이는 TV 시장 최대 성수기이자 분기 최대 출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에 맞먹는 수치다. 올해 LG전자 TV 매출 중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H&A·HE 본부는 올 상반기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H&A본부와 HE본부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반기 기준 처음으로 각각 20조원, 2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본부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VS본부의 2분기 매출액은 완성차 수요 회복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조원가량 늘어난 1조 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이달 1일 물적분할을 마치고 출범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기업 간 거래를 맡는 BS본부는 재택근무, 원격교육, 게임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IT 제품이 선전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가 올 2분기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실적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올해 매출에서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업이익은 LG전자가 2017년부터 연간 기준 세계 1위를 유지하지만, 매출에선 지난해 월풀에 6000억원 정도 뒤지면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LG전자가 올 1분기 매출에서 약 5000억원 앞선 데 이어 2분기에도 1조원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1위 자리 복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LG오브제컬렉션, 올레드 TV 등 주력 사업 선전과 함께 전장사업의 하반기 흑자전환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와 2분기를 더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적자를 끌어안지 않게 된 점도 실적 호조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휴대폰 사업을 지속했을 경우 2분기에만 2000억~3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연간 영업손실은 75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LG전자는 기존 계약 이행 차원에서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하고, 이달 말 사업을 완전히 종료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가전, TV, 자동차 부품, B2B(기업 간 거래)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커넥티드카·로봇 등 신사업 기회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MC사업본부 실적도 2분기부터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되는 만큼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