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평화 궤멸 선고"…호남 매개 '제3지대론' 논의 군불

by박경훈 기자
2019.07.30 15:58:27

30일, 평화당 비당권파 '대안정치' 출범 기념토론회
유성엽, 이별 후회…박주선 "빅텐트, 최선 노력할 것"
주승용·김동철·김관영 등 바른미래 호남계 적극적
문병호 "유승민·안철수 탈당, 평화당과 함께 할 가능성↑"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오른쪽)이 30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대안정치연대 출범기념토론회에 입장해 먼저 자리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사실상 호남을 매개체로 한 ‘제3지대론’ 논의가 출발을 알렸다. 대안정치연대(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이하 대안정치)는 출범기념토론회를 열고 여론조성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대안정치와 물밑 소통 중인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7일 평화당 비당권파로 활동 중인 의원 10명 규모로 출범을 알린 대안정치는 30일 국회 도서관에서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대안정치 측과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는 물밑 접촉을 하고 있음을 수차례 직간접적으로 알려 주목을 받았다.

대안정치 대표인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과거의 헤어짐을 후회했다. 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서 잘못된 이별, (국민의당 잔류파와) 바른정당과의 잘못된 만남으로 제3세력이 사분오열과 지리멸렬해졌다”면서 “표류하는 민심이 눈을 둘 때가 없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말 숨이 막히고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 축사를 전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실패를 자인하며 제3지대의 필요성을 주창했다. 박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허울만 좋은 교섭단체고 당이 교섭단체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걸 여러분은 잘 알 것”이라며 “평화당도 훌륭하지만 국민의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국민으로부터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이나 ‘궤멸’을 선고받은 지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빅텐트(Big Tent)론’의 불을 지피겠다고 공언했다. 박 의원은 “제3지대 빅텐트론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일부 의원이나 당원은 반대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후 당내에서 전당원이 함께 하는 빅텐트론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3지대론에는 호남계 의원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주승용 의원(국회부의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대안정치에 힘을 실어줬다. 김동철 의원 역시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도대통합과 제3지대론을 설파했다. 여기에 김관영 의원은 전날 당내 당권파 행사를 통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압박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소한 유승민계(바른정당계)를 제외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통합이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역시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빅텐트가 안 되면 결국은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는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손학규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이 남아 평화당과 함께 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같은 시각 안철수계인 이태규·이동섭·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 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대국가 이념과 중도개혁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