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혜미 기자
2018.03.06 16:45:32
레이쥔 "늦어도 내년 초 美스마트폰 시장 진입 목표"
美진출시 애플팬 일부 분산 가능성..안보 우려 꺾나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중국 샤오미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화웨이의 미국 진출 무산에도 불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 의지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샤오미는 언제나 미국 시장 진입을 생각해왔다”며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현재 미국 내에서 안드로이드 TV 셋톱박스와 헤드폰, 휴대용 배터리, 360도 카메라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다. 중국에서는 화웨이와 오포, 비보에 이어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 5위인 애플을 앞선다. 삼성전자(005930)는 8위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애플을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일부 이용자층을 분산시킬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샤오미가 미국에 진출하려면 현지 이동통신사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올초 화웨이와 AT&T의 협상이 막바지 결렬된 상황이어서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제품부문장은 지난 1월 초 미국 진출 일정을 공개하기 직전 석연치않은 이유로 협상이 무산되자 공개석상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손해”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미 FBI(연방수사국)와 CIA(중앙정보국), NSA(국가안보국) 등은 최근까지도 중국의 스파이 활동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대해 화웨이 등은 근거없는 억측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은 중국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작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투자 비용은 중국 소비자들의 두 배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화웨이와는 달리 점진적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샤오미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유인책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언급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